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제작 (주)JK필름·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작품. ‘국제시장’과 ‘베테랑’ 등 올해에만 두 편을 1000만 영화로 만든 황정민의 신작이며 그가 ‘댄싱퀸’에 이어 이석훈 감독과 3년 만에 의기투합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석훈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윤제균 감독이 제작하고 황정민이 주연하는 영화였다. 안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더라”며 “처음에는 ‘안 하겠다’고 하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끝날 때는 ‘열심히 합시다’는 분위기로 헤어졌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조성하 역시 ‘히말라야’ 출연에 대해 “시나리오를 보고 든 생각은 하나다. ‘이건 천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실 영화 ‘광해’, ‘7번 방의 선물’, ‘국제시장’, ‘명량’이 스케줄이안 맞아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후 영화들이 천만 관객이 드는 걸 보고 후회했다. 이 작품까지 스케줄 핑계를 대면 안 되겠다 싶었다. 이건 무조건 천만 영화다. 한을 풀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의 출연은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정우는 “황정민 선배가 출연하고 이석훈 감독이 연출한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며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모두가 ‘황정민’만을 의지하고 있는 상황. 황정민은 ‘히말라야’의 무게에 대해 언급하며 “가상의 인물이라면 자신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면 되지만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감이 뒤따랐다”고 털어놨다.
촬영전 엄홍길 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황정민은 “난 엄홍길 대장님이 아닌데다 그분의 흉내를 낼 수도 없는 것이라 부담이 됐다. 실제 엄홍길 대장은 16좌를 정복한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그분이 될 수 없기에 실제 만나서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그냥 어땠냐고 물어보는 것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엄홍길 대장이 산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정신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영화에 살아 숨 쉬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말로 표현되는 게 아니라 같이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황정민은 “그 부분을 많이 여쭤보긴 했는데, 엄홍길 대장이 쑥스러웠는지 이야기를 잘 안 해주더라. 어떻게 보면 자신의 치부를 건드릴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조금씩 그 마음을 알게 됐다. 리더가 되고 팀을 맡아 산을 오르면서 조금씩 스스로 이런 감정이 엄홍길 대장이 휴먼원정대로 나섰을 때의 감정이 아닌가 하고 느꼈다. 그러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 “산에서 주는 에너지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이라 생각한다. 대본을 읽을 땐 못 느꼈는데 촬영하면서 느낀 점이다. 그래서 '히말라야'는 내게 더 의미 있는 작품이었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그 감정을 알고 나니 연기가 더 쉬워졌다. 그때 비로소 내가 엄홍길 대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제작기영상에서 ‘대장’ 황정민이 펑펑 눈물을 쏟는 장면이 포착됐고 황정민은 이에 대해 “배우들이 작품을 하면 스태프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데 이 작품은 도움을 받을 여건이 안 됐다. 산에 올라가는 경우 배우들은 개인 짐만 챙기면 되지만 스태프들은 무거운 장비를 들고 산을 올랐다. 그래서 그게 한 번에 터진 것”이라며 “사고 없이 촬영을 마쳤다. 사고가 날 상황이 많았다.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는데 다친 사람 없이 촬영이 잘 끝나서 그것만으로 내겐 큰 수확이었다”고 털어놨다.
배우들의 눈물과 땀의 결실. 영화 ‘히말라야’가 관객들에게도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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