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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유통업계,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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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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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보통의 사람이라면 항상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

기자도 비슷하다. 때론 본의 아니게 고발 기사를 써야 할 때가 있지만 이왕이면 독자가 보기에 즐겁고, 좋은 기사만 쓰길 바란다.

하지만 올해 유통업계는 그러지 못했다.

"올해 유통업계는 몇 십년 만에 성수기였어요."

유통업계에 오랜 기간 종사한 한 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쓴 웃음을 지으며 했던 말이다. 말이 좋아 성수기지 참으로 다사다난했음을 비꼰 말이다.

유통업계는 올초부터 갑질 논란에 시끄러웠고 메르스 때문에 아팠다. 현재는 롯데가의 신동주·동빈 형제 싸움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런 저런 사건들 때문에 장사는 되지 않았고 매출은 곤두박칠 쳤다. 한 업체는 월급 줄 돈이 없어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을 대신 나눠주기도 했다. 유통업계 모두가 참 힘든 한해를 보냈다.

그랬던 유통업계가 올해 마지막 힘을 짜내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지난달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부터 시작해 이달 빼빼로데이·수능 이벤트, 연말 크리스마스·송구영신 이벤트, 신년세일까지 이어가며 소비 심리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논란도 있었지만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나 빼빼로데이 마케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과정에서는 수많은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신조어)이 탄생했다.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다.

욕심은 언제나 그렇듯 늘 화를 부른다.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준비 기간이 부족한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결국 탈이 났다. 시작 전부터 모두가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 할 걸 알았지만 욕심 때문에 멈추지 못했다.

탈이 났건만 정부는 호갱들의 피해를 구제해 줄 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미래를 위한 성장통 정도로 치부하며 슬쩍 넘어갈 뿐이었다. 이 시행착오가 과연 다음에 도움이 될지는 물음표다.

유통업계가 올 한해 힘이 들었던 만큼 연말은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록 여태까지 숨가쁘게 달려 왔지만 남은 두달 간 감당 못할 즐거운 일만 생겨 올해 마치 즐거웠던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말이다.

유통업계 모두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미리 메리크리스마스가 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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