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화웨이·레노버… ‘잘 나가는’ 中기업,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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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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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공동 창립 멤버들. 왼쪽부터 린빈 사장, 황장지 부사장, 저우광핑 부사장, 레이쥔 회장, 리완치앙 부사장, 류더 부사장, 왕촨 부사장, 홍펑 부사장.[사진=샤오미 공식홈페이지 제공]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고 있다.

값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으로 여겼던 중국산 제품이 고품질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의 활약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LG전자를 누르고 나란히 3위, 4위, 5위를 차지했다.

1위 삼성전자와 2위 애플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다.

이처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메이드 인 차이나’의 고정관념을 뒤엎고 있는 이 기업들은 하나의 공통점으로 엮인다. 바로 수평적·개방적 기업문화다.

‘대륙의 실수’라는 수식어를 탄생시킨 샤오미의 기업문화는 ‘신뢰’와 ‘사람’로 함축된다. 샤오미의 창업주인 레이쥔(雷軍) 회장은 ‘참여감’이라는 책을 통해 “직원을 더욱 신뢰하고 충분한 권한을 줄수록 그들은 업무에 성실하게 임한다”라며 사람과 신뢰를 강조했다. 

실제 샤오미는 고객 서비스 부문 직원들에게 업계 평균보다 20~30퍼센트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한다. 고객을 직접 만나는 분야인 만큼 주인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샤오미 고객서비스 부문 이직률은 업계 최저 수준인 5퍼센트 이하를 기록했다.

또 샤오미는 회의를 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임원회의, 부장회의 등 일반 회사처럼 계급별로 나뉘는 딱딱한 방식의 회의가 아닌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화웨이 역시 ‘사람’ 중심의 수평적 기업문화가 발달했다.

화웨이는 종업원 지주제도 (ESOP, Employee Stock Ownership Program) 시행을 통해 직원들이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기업에 대한 직원들의 책임 의식도 강화됐다.

참여주주는 8만2471 명이다. 모두 화웨이 임직원이며, 이 중 창립자 런 정페이 CEO는 개인 주주로 총 주식의 1.18%의 지분과 퇴직연금으로 주식총액의 0.21%만을 보유하고 있다.

레노버 직원들은 사내에서 직급이 아닌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레노버의 수평적 기업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실제 양 위안칭 회장겸 CEO도 사내에서 ‘사장님’이 아닌 ‘YY’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런 문화는 창업주인 류촨즈(柳傳志) 회장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레노버는 직급이나 나이가 아닌 철저히 개인의 능력으로만 직원을 판단했으며, 이는 향후 레노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장 동력이 됐다.

특히 레노버와 화웨이에서는 가족에게 기업을 대물림해주는 ‘세습 경영’도 찾아볼 수 없다.

레노버 창업주인 류촨즈 회장은 초창기부터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세습경영에 선을 그었다.

실제 류촨즈 회장은 지난 2000년 ‘더 잘하는 사람이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레노버 직원이었던 양 위안칭 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사원에서부터 입사 3년만에 사업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양 위안칭 회장의 영업수완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당시 양 회장의 나이는 불과 37세였다.

화웨이 역시 ‘CEO 순환제’를 실시하는 등 세습경영과 동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현재 3명의 부회장이 6개월씩 돌아가며 순환 CEO를 맡아, 자신의 임기 동안 대표로 기업운영과 위기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창업주의 자녀가 자연스레 요직에 앉아 있다 일정시간이 흐르면 대표 자리에 오르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세습경영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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