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는 26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을 맞아 어느때보다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1924년부터 계속돼온 89번째 '메이시스 땡스기빙 퍼레이드'가 열린 맨해튼 중심가에는 미국 국민과 각국 관광객 등 350만 명(뉴욕시 추산)이 운집했고, 역대 최대 규모인 2천500명의 뉴욕 경찰이 거리에 배치됐다.
행렬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맨해튼 센트럴파크 서쪽의 77번가를 출발해, 맨해튼을 남북으로 달리는 도로의 4km 구간을 3시간에 걸쳐 행진했다.
버지니아 대학교 마칭밴드를 선두로 미국의 각 주와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공연단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의 행렬 위쪽으로는 헬로 키티, 스누피, 피카추 등 초대형 만화 캐릭터 풍선들이 공중에 뜬채 볼거리를 제공했다.
공연단들은 퍼레이드가 끝나는 34번가 메이시스 백화점 앞에서 지난 1년여 공들여 준비한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맨해튼에는 캐릭터 풍선을 공중으로 띄우는 준비 작업이 시작된 전날 밤부터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이른 아침에 이미 행렬이 지나는 도로의 인도는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2주 전 프랑스 파리 테러로 130명이 목숨을 잃고, IS(이슬람국가)가 뉴욕을 타깃으로 삼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뉴욕시는 퍼레이드를 강행했다. 당초 테러 공포 때문에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예년과 별 차이 없이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
뉴욕 경찰국은 이날 퍼레이드 장소 인근 센트럴파크에서 아들과 무인항공기 드론을 날리던 40대 러시아 관광객이 경찰에 제지 당하는 등 14건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뉴욕을 대표하는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최고 수위의 대테러 작전을 펼쳤다. 특히 IS가 동영상을 통해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대한 테러를 위협한 만큼 경찰의 경계는 더욱 강화됐다.
'허큘러스' 등 중무장 특수경찰팀에 이어 엘리트 경찰요원으로 새로 구성된 '위기대응사령부'도 거리로 나왔다. 경찰은 구체적이고 신뢰할만한 테러 위협은 없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고 경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테러리스트들이 심리전에서 이기도록 할 수 없다"고 말했고, 윌리엄 브래튼 뉴욕 경찰국장도 "우리는 위협 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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