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한국고유의 문학인 시조를 엮은 7인 공동 시조집 ‘녹명(鹿鳴)/도서출판 동행’이 출간됐다.
최길하, 유권재, 최원익, 신선미, 장중식, 김민덕, 김연미 시조시인 등 중견시인 7인이 함께 참여한 시조집 ‘녹명’은 제목부터가 특이해 눈길을 끈다.
‘사슴은 먹이가 생기면 혼자 먹지 않고 모두 불러 모아 나눠먹는다고 한다’ 그 불러 모으는 사슴의 울음소리인 ‘녹명’은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 7인의 시조집은 바로 그 녹명의 긴 울음이다.
40~50대의 중견들로 구성된 시인들은 각각 20여 편의 시조를 가지런히 풀어 놓았다. 봄과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를 노래한 시조에서 꽃과 사람, 인연 등 다양한 소재로 그들만의 시심을 담았다.
‘일곱 빛깔로 모둔 종합 선물’이라는 제하의 작품해설을 통해 김병희 문학박사는 “7인 공동 시집이라는 ‘녹명(鹿鳴)’의 대의가 상서롭고 각 시인들의 볼륨 또한 다양해서 그 면모를 살피고 가늠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오늘날 이렇듯 한 목소리로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본문 중 장중식 시조시인의 <메밀 꽃> 전문
파도가 머문 자리
소금 꽃이 피었다
꽃물 든 자리마다
알싸했던 기억들
부서진
그대 사랑은
달빛으로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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