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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편의점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컵 얼음 관련 제품이 판매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컵얼음 커피를 마시고 있다. 사진=CU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시원·달콤함에 빠진 개성 존중 키덜트족.’ 유통 채널 가운데 나 홀로 고속 성장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편의점 업계의 올해 히트 상품을 한마디로 정리한 말이다.
올해 편의점 업계에선 여름철 마른장마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컵얼음 제품이 유난히 많이 판매됐다. 또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이를 본 딴 아류 제품들의 출시가 이어졌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에 맞춰 편의점 업체들이 자사의 개성을 강조한 PB(private brand goods) 상품을 잇따라 선보여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키덜트족의 대두로 완구제품의 인기도 치솟았다.
CU를 비롯해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계 상위 4개 업체는 16일 올 한해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인기를 얻은 히트 상품들을 정리해 발표했다.
지난해 말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허니 스낵은 상반기까지 절정의 판매량을 보였지만 하반기부터 그 기세가 꺾였다. CU의 전체 스낵 매출 중 허니 스낵은 1분기 18.2%, 2분기 26.2%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3분기 22.8%로 소강상태를 보인 후 11월 말에는 15.8%까지 떨어졌다.
과일소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순하리를 중심으로 과일소주 열풍이 불면서 CU 전체 소주 매출에서 과일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4월 2.6%에서 5월 10.1%, 6월 19.2%, 7월 26.2%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8월부터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11월에는 12.2%까지 그 비중이 줄었다.
이 편의점에서 업계 최초로 선보인 ‘PB 블록 장난감’은 출시 후 SNS 입소문을 통해 키덜트족에게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판매 개시 3~5일 만에 완판됐다.
GS25에서도 얼음컵 제품이 2012년 이후 4년 동안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어 함박웃음 맑은샘물, 참이슬 후레쉬와 바나나우유, 재주삼다수, PB제품인 야쿠르트 그랜드가 10위권에 포함됐으며 이 편의점에선 박카스F가 지난해 5위에서 4위로 한 단계 순위를 높여 대조를 보였다.
타 업체와 달리 주류인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각각 1위와 6위에 오른 세븐일레븐에선 기존의 푸드 상품군에 인기스타 '혜리'를 모델로 한 혜리 도시락·삼각김밥·샌드위치 등 ‘혜리푸드’가 11월까지 누적 판매 1700만개를 돌파하면서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4월에 첫 선을 보였던 미키마우스 피규어도 편의점 주 핵심 고객층인 30~40대의 동심과 향수를 자극하며 준비 물량 15만개가 한 달여 만에 동이 나면서 10%에 달하는 편의점 매출 기여도를 보였다.
참이슬, 바나나우유 등 스테디셀러 상품이 작년에 이어 상위권에 자리매김했으며, 편의점 빅3 소주 중 10위권이던 처음처럼이 참이슬 클래식을 9위로 밀어내고 6위로 올라섰다.
특히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전자동 드립 방식 추출 커피에 '세븐카페' 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본격적인 원두커피 판매에 나선 결과, 하루 평균 30잔 이상이 팔리면서 출시 후 매월 평균 19%가량씩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니스톱에서도 아이스 음료와 함께 판매되는 각 얼음 컵이 1위를 차지했고 주류인 참이슬과 카스캔이 2, 3위에 올랐다. 5, 6위는 이 업체의 패스트푸드 상품인 매콤점보넓적다리와 점보닭다리가 랭크됐다. 미니카페 핫아메리카노가 올해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하면서 7위까지 상승했다. 바나나우유와 레쓰비 마일드는 8, 9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냉동식품과 생수가 각각 26.6%, 20.6% 증가했다. 메르스의 영향으로 의약품이 9.6%, 마스크·물티슈 등의 개인 위생용품도 9.3% 판매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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