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미래다] 뮤지컬 ‘베르테르’, 사랑의 치명적인 달콤함에 대해 얘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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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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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사랑은 참 어렵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쯤은 사랑하는 이성을 가슴에 품지만 상대방 또한 자신을 사랑해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사랑은 달콤하지만 치명적이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독일의 극작가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공연으로, 유부녀인 롯데를 사랑하게 된 주인공 베르테르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평소와 같이 길거리 풍경을 그리던 베르테르는 우연히 자석산에 대한 인형극을 하던 롯데를 보고 마음을 빼앗긴다. 뒤늦게 롯데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베르테르는 깊은 상실감에 빠지고, 롯데 역시 결혼 후 베르테르에게 흔들리는 자신을 자책하며 고통속으로 빠진다.

뮤지컬 ‘베르테르’에는 악역이 없다. 롯데의 남편이자 베르테르의 연적(戀敵)인 알베르트 역시 악역은 아니다. 누구보다 롯데를 사랑하며 원칙을 중시하는 캐릭터인 알베르트는 살인을 저지른 정원사 카인즈를 벌하려고 하지만 이 역시 이성적인 관점에서는 지극히 당연하다. 결국 사랑 그 놈이 문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눈에 콩깍지가 끼고 이성적인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한다. 등장인물들은 이런 사랑의 맹목적인 부분을 잘 표현하고 있다. 유부녀를 향한 사랑을 끝내 꺾지 못하는 베르테르 뿐 아니라, 카인즈 역시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채 과부가 된 안주인을 사랑한다.

물론 결말은 비극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베르테르는 끝내 이루지 못한 자신의 사랑을 비관하며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눈 뒤 자살한다. 롯데를 향한 베르테르의 순정을 상징하는 해바라기 꽃들도 무대 위에서 고꾸라진다.

하지만 베르테르같은 죽음이 두려워 사랑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극 중에서 베르테르의 사랑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하는 술집 주인 오르카는 동네 사람들에게 “젊었을 때 연애 많이 하세요. 마음에 들면 적극적으로 어필하세요.”라고 말한다.

사랑에 실패할 것이 걱정돼서, 혹은 오랜 만남 후의 이별이 무서워 사랑을 피하지 마시라. 고민하는 그 순간에도 당신의 청춘과 젊음은 지나가고 있으니까. 오는 1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관람료 6만∼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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