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김해의 한 작은 국숫집. 그곳은 새벽부터 끓여낸다는 비밀스러운 육수 하나로 김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소문난 식당이었다.
3,000원짜리 국수 하나로 연 매출 1억 원 이상을 올리던 대박집 여사장 김춘자 씨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곧 번듯한 건물을 지어 더 넒은 국숫집을 오픈할 예정이었다.
지난 2009년 5월 19일 아침도 늘 그랬듯 다시 하루가 시작됐다. 아침부터 해장 국수를 찾는 손님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직원들도 바삐 국수를 삶아 날았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단 한 가지. 365일 지각 한 번 하지 않던 사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평소처럼 전용 주차장엔 차량이 세워져있었고, 가게 문은 때맞춰 열려져 있었기에, 직원들은 잠시 은행일을 보러 간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때, 평상시와 조금 다른 장면을 눈여겨본 한 직원이 있었다.
가족의 실종신고 직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가게 옆 CCTV에는, 전날 밤 국수가 올려진 쟁반과 검은 배낭을 멘 김춘자 씨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김 씨는 혼자 차에 올라타 출발했고 그때까지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시간여 지났을 무렵 김 씨의 차량이 다시 가게로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된다.
그때 시각은 새벽 1시 40분경, 출근하기에는 너무도 이른 시간이었다. 곧 차에서 한 사람이 내리는데 그는 김춘자 씨가 아닌, 어느 낯선 남성이었다. 그는 차량을 제자리에 세우고, 가게 문을 열어둔 후, 현장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170cm 정도의 키에, 우람한 체격, 그리고 모자를 눌러쓴 CCTV 속 남성, 그는 대체 누구일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