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에서 Aa2 등급을 받게 된 것은 사상 최초로, 무디스가 Aa2 이상 등급을 부여한 것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서도 7개국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이 신흥국에 줄 충격에서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역사상 최고 국가신용등급으로의 상승을 이룬 것은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 등으로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여타 국가들과 확연히 차별화된다는 점을 인정받은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에서 Aa2 이상의 등급을 받은 나라는 주요 20개국(G20) 중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이상 Aaa), 영국(Aa1), 프랑스(Aa2) 등 7개국뿐이다.
한국이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Aa2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등급 상향으로 우리나라는 3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에서 모두 중국과 일본을 앞서게 됐다.
무디스의 경우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한 단계 낮은 Aa3이고 일본은 두 단계 낮은 A1이다.
S&P 등급으로 보면 지난해 9월 한국의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상향 조정돼 한국과 중국이 같아졌고 일본은 A+로 한국과 중국보다 한 단계 아래 자리하게 됐다.
피치의 신용등급에선 한국이 2012년 9월 이후 3년 3개월간 AA-에 머무른 상태지만 중국(A+)보다는 한 단계, 일본(A)보다는 두 단계 높다.
한국 신용등급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간 것은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외환시장 건전성 등과 함께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명확하게 구별될 정도의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도 이번 등급 상향 조정 배경으로 재정수지·국가 부채비율·대외부채 등 한국의 견조한 신용도, 구조개혁, 경제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역량 등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9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신흥국 자금 유출 여부와 외국인 투자 자금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이에 대한 충격을 막을 수 있는 방파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에 미국 금리가 1%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이 현재 1.5%인 기준 금리를 그대로 둔다면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를 좇아 한국에 올 이유가 없어진다.
올해 3분기(7∼9월) 신흥국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 340억 달러 중 가장 많은 109억 달러가 벌써 국내에서 빠져나갔다.
그러나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아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다른 국가들과 확실히 차별화된다면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5월의 '긴축 발작(taper tantrum)'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원화 환율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며 외국인 자금은 오히려 한국으로 들어왔다.
경제 전문가는 "국내 금리가 신용등급이 유사한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신흥국을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은 한국을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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