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직장인 신지현씨(여, 29세)는 지난 새해 휴일 동안 쇼핑에 나섰다. 지난 한 해 수고했다는 의미로 자신을 위한 선물을 사기로 한 것. 향수와 화장품, 시계 등 평소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상품들을 마음껏 구경하고, 결국 거금을 들여 시계 하나를 구입하기로 했다.
이처럼, 최근 자신을 위해 선물을 구입하는 ‘셀프기프팅족(Self-Gifting族)’이 늘고 있다. 평소에 이뤄지는 단순한 쇼핑이 아닌 이제는 물건을 하나 사면서도 자신을 위한 선물의 개념으로 그 의미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이 임직원 500명을 대상으로 “설날 상여금을 받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라고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8.4%에 이르는 192명이 ‘본인을 위한 소비’에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인 지난 ‘13년에 동일하게 진행했던 설문조사와는 다른 결과. 당시에는 해외여행이 36%로 가장 많은 직원이 응답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저성장에 따른 소비위축 속에 오히려 ‘가치소비’의 성향이 더 부각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평소 일상적인 소비는 저렴하고 합리적으로 다가가면서도, 자신에 대한 투자나 취미∙관심사에는 지갑을 과감하게 연다는 것.
그 사례로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피규어갤러리’ 같은 경우, 나날이 늘어나는 키덜트족(Kidult族)의 영향으로 지난 5월 문을 연 이후, 지난 12월에는 불과 반년 사이에 2배가 넘는 매출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은 새해를 맞아 자신을 위한 소비가 대거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 다양한 상품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 부산본점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9층 행사장에서 ‘진도 모피 특가전’을, 롯데 광복점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유명 구두 기획전’을 각각 진행해 모피와 구두를 최대 70% 할인판매한다.
이외에도, 롯데 동래점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6층 행사장에서 ‘골프의류 MU스포츠 특집전’을, 롯데 센텀시티점은 같은 기간동안 지하 2층 행사장에서 ‘아웃도어 특집전’을 각각 진행해 골프∙아웃도어 의류를 최대 70% 할인판매한다.
롯데백화점 영업2본부 안구환 홍보팀장은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개념은 가치소비의 개념 중 하나”라며, “이는 평소 맘껏 소비하지 못하는 위축된 심리를 특별한 날에 해소하려는 것으로 우리 백화점도 이에 맞춰 다양한 판촉 활동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 다음 응답 순서로 ‘해외여행’ 29.2%, ‘저축∙투자’ 18.6%, ‘지인에게 선물’ 13.8%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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