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기준금리 인하 여력있지만 내릴만큼 韓 침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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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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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


아주경제 박선미·문지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금리정책 인하 여력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효과가 불확실하하며, 내릴 때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하)여력이 있지만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해야 하고, 금리를 내릴만큼 한국경제가 침체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기조로 간다고 해서 한은도 따라가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곧 추가 완화를 할 것이란 신호를 상당히 강하게 주고 있지만 우리의 통화정책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금융중개지원 대출을 확충해 총 9조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 회복세가 주춤해 한도 5조원 신규 증액과 기존 한도 중 여유분 4조원을 활용해 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는 올해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총재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나 주택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해보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작년보다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예년 수준의 증가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2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는 하성근 금통위원이 소수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하 위원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제주체 심리 부진에 대한 판단이 기존과 다르다. 과거 기준금리 인하 당시와는 다른 판단인가
-최근 조사한 가계와 기업의 심리는 기존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1월 지표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부 모니터링 지표를 통해서 보면 소비나 내수 지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 연휴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필요하다. 향후 경제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1월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늘었는데 여신심사선진화 가이드라인이 큰 영향 미친 것으로 보나
-아직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영향을 제대로 판단하기엔 제한적이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해에도 가계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후속대책도 있고 주택경기에 대한 둔화 우려도 조금씩 제기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예년 수준 이상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현재 거시경제 정책이 충분하다고 보는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최근 내수 회복세 위해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 있었는데 현재 금리정책이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는가?
-현재 금리 수준이 실물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실질금리 수준이나 통화증가율, 유동성 상황 등을 볼 때 정책금리 수준은 경기회복 뒷받침하는 수준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

◆타국의 정책금리가 한국에 간접적인 금리인상 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의견은
-한 국가의 기준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높아도 충분히 완화될 수 있고 낮아도 상대적으로 긴축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국가 간 금리 수준 비교는 절대적인 수준보다 그 나라의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자본유출 조짐 우려가 높아졌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증권자금 유출은 지난해 6월부터 진행됐다. 지금까지는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유출됐지만 올 2월 들어서는 채권자금도 상당폭 유출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기인하는 것이다. 신흥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대외 여건 불확실성과 맞물려서 자금 감소가 어느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요 시 그에 맞는 대응책도 세워야 한다.

◆한은의 기준금리 변경 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하나
-사실상 금리 변동이 자금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한 방향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이론적으론 금리 인하 시 내외금리차 축소로 외국인 채권 자금이 빠져나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식 자금의 경우 금리 인하가 향후 경기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변화하고 있는데 한국 경제나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 미칠 것으로 보는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도입했고 유럽중앙은행도 곧 추가 완화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강하게 주고 있다. 그럴 경우 타국의 금리 조정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언급했는데 금융안정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다. 앞으로는 북한 관련 리스크가 대외여건 불확실성과 겹치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또한 예의주시해 필요한 경우 적절히 대응하겠다.

◆3년물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정책금리 추가 인하 여력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거를 보면 성장세 약화, 물가 상황이 목표치 보다 낮다는 거시경제 측면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금리수준에 어느 정도의 하한이 있다고 보지만 정책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금리 조정 시 그에 따른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상황에 비춰볼 때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 기대효과는 불확실하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제부터는 거시경제 리스크 외에 금융안정 리스크도 종합적으로 보겠다. 대외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금리 조정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정책적 대응책은 무엇이 있나
-기본적으로는 대외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거시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이 출렁거릴 경우 그에 따른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 단계별로 대응 수단을 수립해서 필요에 따라 운영할 준비가 돼 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세계 중앙은행의 대처 방안이 예상과 다른 정책을 펼쳤다. 정책적 효과가 작용하지 않는 이유는
-금리 조정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경로가 다양하다. 시중경로나 금리경로를 통해 분명히 작동은 하지만 효과가 종전에 비해 약화됐다. 세계적 저성장·저물가는 구조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뿐이다. 국내 상황을 보면 통화정책 기대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위기가 심해질 경우 비상식적인 정책으로라도 기대심리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은
-기축통화국의 경우 이러한 정책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이 통상적이지 않은 정책을 시행한지가 6~8년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교훈은 통화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화정책은 경기 대응 정책이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지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는 정책이 아니다. 기준금리 조정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한국 경제가 침체에 해당하는 마이너스 성장이나 디플레이션 우려에 닥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을 펼 때는 아니다. 한국은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불확실할 때는 사태를 면밀히 보고 제반 정책을 신중히 하는 한편 중기적 시계에서 운영해야 한다.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가 과거보다 후퇴했는데 경제전망 하향 가능성은
-전망을 당장 수정할 만큼 명백한 자료가 나온 상황이 아니다. 단지 대외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이 국내 금융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여건 변화가 실질적으로 국내경제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하겠다.

◆금리 인하 시 부작용이 더 크다고 했는데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금리 인하 기대효과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일본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작동되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 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대외 여건이 워낙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본의 새로운 제도도 대외여건에 묻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효과가 확실치 않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충분히 예견된다는 점에서 정책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

◆주요국 통화정책에 유의하겠다고 했는데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나
-지난달까지만 해도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미 연준의 금리 정상화였다. 시장에서도 이를 반영해 금융시장에 노출됐는데 한 달여 사이에 시장의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 다른 나라들의 예상하지 못했던 조치도 있었다. 한국이 우려해야 할 대상이 많아졌다.

◆정부의 미시적 정책으로 자본 유출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나
-자본 유출의 배경은 글로벌 경기 불안이 직접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7~8년에 걸친 예상을 뛰어넘는 확대정책의 결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막대한 자금이 신흥국으로 흘러갔고 세계경기가 나빠지면서 나타난 필연적인 결과다. 신흥국의 자금 유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공통적인 현상이다. 앞으로의 흐름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자금 유출에 대해서는 한국의 외환건전성 등에 비춰볼 때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었다. 향후 흐름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소수의견이 처음 나왔다. 소수의견의 주장은 무엇이었나
-시장에는 금통위의 전체 의견을 전달하는 게 바람직하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은 앞장서 이에 대응해왔다. 그 당시 금리 인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 등이 있었다. 통화정책은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하는 데 시간을 확보하는 성격이 강하다. 지금까지 저성장·저물가 원인은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중앙은행 모임이나 학자들의 견해를 보면 구조적인 해결 노력 없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 치유가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완화적 정책이 길어지면 어느 한 쪽에서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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