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안불망위(安不忘危). 편안할 때도 마음을 놓지 않고 위태로움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 국내 유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9일 세계수산대학 유치 희망 지방자치단체 공모에 부산, 제주, 충남이 신청, 이 가운데 부산을 유치 후보 도시로 최종 선정했다.
세계수산대학은 개발도상국 인력을 대상으로 수산·양식분야 전문 지식을 교육하는 석·박사과정 고등교육 기관으로 정부가 2018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국내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세계수산대학 유치는 우리나라로서는 큰 의미가 있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으로 부산시는 수산대학이 들어서면 2263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내고 취업 유발 효과 역시 4161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교육의 특성상 경제적인 파급 효과뿐만 아니라 해양수산 강국으로서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도 큰 몫을 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가득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FAO가 대학을 만들기로 하고 유치국 공모에 나선 게 아니라 우리 아이디어로 만들어보겠다고 먼저 FAO에 설립을 제안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치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계수산대학 설립은 한국이 먼저 제안했고, 각국의 공감대를 얻고 있어 큰 난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야 부산이 유치 후보 도시로 선정된 것일 뿐 최종 승인까지는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우선 올해 7월 FAO 수산위원회와 12월 FAO 이사회 통과를 거쳐야 한다.
이사회는 표결과정을 거치지 않지만 특정 이사국에서 반대 의견을 내면 통과가 어렵기 때문에 한국을 제외한 49개 이사국을 대상으로 일일이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후 내년 7월 FAO총회에서 194개 회원국 중 과반수 참석 및 과반수 찬성을 얻어 최종 의결을 받아야 한다.
FAO총회는 2년마다 열리는데 이 중 한 과정이라도 지체되면 정부의 목표인 2018년 9월 개교가 늦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세계수산대학 유치는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수산 리더 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정부는 최종 유치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목표한 개교일에 첫 입학생을 맞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