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형 핵탄두 공개...사실일 경우 안보정책 수정 불가피

국방부 "북한, 핵탄두 소형화 아직 못했다"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9일 대륙간 이동식탄도미사일(ICBM)급인 KN-08의 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는 '원형 핵탄두추정 모형' 사진을 공개했다. 또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및 설계도 사진도 최초로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핵무기연구소'에서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이것이 진짜 핵억제력"이라며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운반수단별)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직접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은 "우리식의 혼합장약 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된 핵탄두가 정말 대단하다"며 "당의 미더운 '핵전투원'들인 핵과학자·기술자들이 국방과학연구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노동신문은 김 제1위원장의 시찰 장면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KN-08의 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는 ‘'구형(球形) 핵탄두 추정 모형'과 해당 설계도를 공개했다. 핵탄두는 육안상 은색 금속의 지름 1m가량 지구본 모양으로 전선이 연결돼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북 핵탄두 소형화 위협에 대한 국방부 입장'에서 "북한이 오늘 노동신문에 공개한 사진과 관련해 국방부는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와 KN-08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북한의 이번 핵탄두 소형화 주장이 지난달 23일 최고사령부 성명과 이달 7일 국방위원회 성명에서 '핵타격 위협'을 한 데 이은 '무모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그럼에도 만약 핵무기를 소형화해서 탄도미사일에 탑재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미 군 당국의 '작전계획 5015'와 탄도미사일에 대응한 4D(탐지·교란·파괴·방어) 작전계획 등은 급격한 수정 보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 북한이 개발한 장거리 로켓(미사일)에 탑재해 약 1만3000km 떨어진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은 사거리가 1만km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