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홍콩 당국이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홍콩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판인 인민망(人民網)은 쩡쥔화(曾俊華) 홍콩 재정사(司 ·국) 사장이 무디스가 홍콩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것에 대해 "등급 낮출 근거가 충분치 않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13일 보도했다.
쩡 사장은 "홍콩은 경제 펀더멘탈이 탄탄하고 선진화된 금융관리·감독 제도도 갖추고 있다"면서 "은행 시스템과 재정 상황도 건전한 수준으로 난제에 부딪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시장 애널리스트 상당수도 이번 무디스 결정이 실정에 맞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북경상보(北京商報)는 14일 보도를 통해 홍콩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 "무디스가 시장 전체를 보고 종합적인 분석을 하지 않고 단순히 중국 본토 경기 둔화를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낮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12일(현지시간) 홍콩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은 두 번째로 높은 'Aa1'를 유지했지만 무디스는 "홍콩이 중국 본토 금융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중국 경기둔화에 따라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무디스는 지난 2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외환보유고 감소, 부채 리스크 증가, 중국 당국의 개혁 추진력 불확실성 증가 등이 이유였다.
당시 무디스의 결정에 중국 관영언론은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 신화통신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은 해외기관의 중국에 대한 습관적 폄하로 공정하지도 타당하지도 않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인민일보도 기고문을 통해 "무디스가 잘못된 판단을 했고 무디스의 시장 영향력이 이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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