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독자개발 뇌전증 치료제, 세계 최초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신약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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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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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 2상에서 탁월한 약효… ‘안전성 시험’만 진행 예정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SK바이오팜 연구원들이 신약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SK바이오팜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사진=SK그룹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바이오 및 헬스 분야를 적극 공략중인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이 결국 성공으로 이어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SK는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대표이사 조대식)이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 치료제(YKP3089)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탁월한 약효를 인정받아 뇌전증 신약 중 세계 최초로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신약 승인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뇌전증 치료 분야에 새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뇌전증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YKP3089 임상에 참여한 이상건 서울대 교수는 “그동안 임상2상에서 YKP3089와 같이 뛰어난 약효를 보인 약물은 없었다”면서 “뇌전증 환자 특히, 난치성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지난 4년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임상2상 전‧후기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치료제보다 약효 및 안전성이 탁월한 것으로 거듭 확인돼 FDA로부터 임상2상의 약효 데이터(Data)만으로도 신약 승인 신청이 충분해 추가적인 약효 임상을 생략해도 좋다는 공식 확인을 받았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존 약물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난치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2상 후기 시험에서 발작빈도 감소율이 55%를 기록했다”면서 “기존 약물보다 2배 정도 약효가 뛰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작빈도 감소율은 FDA가 뇌전증 치료 신약 판매의 승인 기준으로 삼는 핵심지표다. 발작이 완전히 소멸된 환자 비율 역시 지금까지 출시된 뇌전증 약물 중 가장 높다는 것이 SK측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임상 3상은 약효 및 안전성 시험으로 진행되나 SK의 뇌전증 신약은 약효가 워낙 탁월해 ‘장기 투여에 따른 안전성 시험’만 진행될 예정이다. SK측은 2017년 FDA에 신약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본격 시판은 201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산업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에 따르면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14년 49억 달러 규모에서 2018년에는 6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뇌전증 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인 빔팻(Vimpat)의 실적을 고려할 때, SK의 신약은 미국에서만 연간 매출 1조원 이상, 영업 이익률 50%를 상회하는 초대형 신약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신약은 SK가 국내 최초로 글로벌 마케팅까지 자체 추진할 계획으로,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1993년 신약개발 시작 이후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집중해온 SK는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는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케 한 것도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위의 우려와 어려움 속에서도 하이닉스 인수를 결단, SK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최 회장의 ‘뚝심’이 선진국 주도의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한 획을 그은 것이다.

SK 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5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 승인(IND: Investigational New Drug)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확보했으며, 현재 수면장애 신약(SKL-N05)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고 급성발작 신약(PLUMIAZ)은 신약 승인 신청을 마친 상태이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 출시하고 그동안 축적해 온 역량을 기반으로 항암제 등 신규 질환 영역의 신약 개발을 통해 2020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바이오‧제약 회사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는 통합지주회사가 바이오(Bio)‧제약 분야를 그룹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기로 한 만큼, SK바이오팜을 중심으로 한 신약 개발 사업이 향후 통합지주회사의 가치 제고는 물론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SK의 뇌전증 치료제는 2012년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로 선정돼 연구비 지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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