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가격과 거래 모두 멈췄습니다. 학군 강세 지역인데다 개발 호재가 많아 대기수요 문의는 많은 편입니다"
지난 19일 찾은 목동아파트 5단지 단지내상가 B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강세 일변도의 목동 매매가가 올 겨울 들어 수그러들더니 3월 현재까지도 주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반응도 미미하다. 오히려 작년 공사에 들어간 제물포터널의 매연배출구 조성 문제 때문에 목동아파트 5·6단지가 시끌하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서인천~ 신월 11.66km)의 적격성 조사를 의뢰하는 등 민자사업 절차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 경인고속도로가 지나던 공간에 녹지공간을 8만㎡ 이상 조성하고 기존 나들목·영업소 유휴부지 활용방안을 마련해 경인선이 도시재생의 중심이 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서울 여의도에서 경인고속도로 진입부를 거쳐 신월나들목(IC)까지 7.53㎞ 구간(제물포길)을 지하화하는 '제물포터널'은 작년 말 공사에 들어갔다. 터널 개통 후 녹지 등으로 단장되는 제물포길 공간 대부분이 목동에 속해 있다. 수혜 지역은 목동아파트 1~7단지와 제물포길 인근 신정·신월 지역 주택들이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제물포터널의 매연배출구가 목동사거리 인근 홍익병원 쪽에 조성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수정하면서 목동 5단지 인근인 아이스링크 쪽으로 옮겨지면서 주민들이 분노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목동 5·6단지 등 인근 단지들에 제물포길을 반대한다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오히려 거래가 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양천구 주간 단위 아파트값 추이는 소폭 상승(0.01~0.11%)하거나 보합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아파트 거래 또한 1월 225건, 2월 230건, 3월 166건(20일 기준)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절반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초 9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목동5단지 95㎡는 연말 9억 후반 선까지 오른 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목동 소재 S중개업소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을 비교하면 아파트값이 평균 1억에서 1억5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작년 말 이후 가격과 거래가 모두 멈춰섰다"면서 "지난해 오른 가격에 손바뀜도 활발했기 때문에 급매물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낡은 도심이지만 학군 강세 지역이어서 상암동과 마곡동 등의 업무시설 종사자들이 많이 유입되는데다 재건축 등 지속적인 호재가 있어 대기수요는 꾸준한 편"이라며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저렴한 급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된다"고 덧붙였다.
목동은 1985년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신정동 일대에 조성된 총 14개 단지에 2만 6605가구가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재건축 가능성은 2014년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낮추면서 시작됐다.
작년 11월 관할 구청인 양천구청은 목동아파트 1~14단지 전체가 재건축을 할 수 있는 2018년을 목표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양천구 중층 아파트의 용적률은 140%안팎으로 강남구 개포 저층(80%)보다 높으나 서울시 재건축예정단지에서는 저밀도단지군에 속해 사업성이 양호하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 개발호재들은 이제 첫 발을 뗀 단계여서 학군수요가 아닌 이상 오른 가격에 매수에 나서기 무리가 있다"면서 "개발이 가시화될 경우 목동 주택시장이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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