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4월부터는 고가의 외제차를 몰다가 사고 피해를 보더라도 같은 종류의 자동차로 렌트할 수 없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고가 차량 교통사고 시 발생하는 각종 불평등 문제를 줄이고자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동차 보험 합리화 방안의 후속조치다.
개정 표준약관은 사고 피해에 따른 대차 지급 기준을 '동종' 차량에서 '동급'의 최저 차량으로 변경했다. 동급 차량이란 배기량 및 연식이 유사한 차량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험사는 BMW 520D 차량을 보유한 사고 피해자에게 유사한 배기량(1995㏄)과 연식의 국산차량 렌트비만 지급하면 된다.
운행연한(6년·대형 승용차는 8년) 초과로 동급의 렌트차량을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동일 규모의 렌트차량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기에 악용돼 온 자차손해 사고에 대한 미수선수리비 제도는 폐지된다. 미수선수리비란 경미한 사고 시 예상되는 수리비를 현금으로 미리 지급받는 제도다.
그 동안 미수선수리비를 받은 뒤 보험회사를 변경해 다시 사고가 난 것처럼 보험금을 이중청구하는 보험사기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개정 약관은 자차손해 담보는 원칙적으로 실제 수리한 경우에만 수리 비용을 보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단독사고나 가해자 불명 사고, 일방 과실사고를 보험 처리할 경우 실제 수리를 한 때에만 수리비를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
개정 약관은 4월 1일 이후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적용된다. 3월 31일 이전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는 내년 3월 31일 보험 갱신 시까지 개정 전 약관에 따라 렌트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자동차범퍼의 가벼운 긁힘 등 자동차의 기능과 안전에 영향이 없는 경미한 손상 사고 발생 시 부품교체 없이 복원수리비만 지급하도록 하는 경미 손상 수리기준 개정도 추진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과도한 렌트비 지급방식을 개선함으로써 일반차량 운전자의 자동차보험료 부담 완화가 기대된다"며 "보험사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고가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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