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폴링’ 추락하는 소녀들, 그 은밀한 비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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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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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에서 아비 역을 맡은 플로렌스 퓨(왼쪽), 리디아 역의 메이지 윌리암스 분[사진=㈜더블앤조이픽쳐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소녀들이 추락하기 시작한다. 모두가 사랑한 소녀, 아비(플로렌스 퓨 분)가 죽고 난 다음부터다.

영화 ‘폴링’(감독 캐롤 몰리·수입 배급 ㈜더블앤조이픽쳐스)은 1969년 영국의 엄격한 여학교에서 벌어진 불가사의한 전염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열여섯 살, 금발에 아름다운 눈을 가진 아비는 남녀불문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다. 그는 열정적이고 현명한 리디아(메이지 윌리암스 분)와 영원을 약속한 친구로 서로의 은밀한 비밀까지 공유한다. 하지만 아비는 점점 더 그를 앞서 걷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일련의 사건으로 죽음까지 맞는다. 아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학교에는 이상한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다.

기묘한 증상, 불길한 기운, 불안 사이에서 리디아는 아비를 닮고 싶은 반장 수잔(안나 버넷 분)과 오빠 케네스(조 콜 분)과 어울리며 위안을 얻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엄격한 학교는 이 불안의 시초가 리디아라며 그를 통제하려 한다.

불안하고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학교와 복잡한 집안 환경 속, 리디아는 기묘한 일들 뒤에 숨은 비밀을 찾아 나선다.

영화 ‘폴링’은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그 기묘하고 섬세한 소녀들의 심리를 세밀히 그린다. 특히 영국 가수 메리 홉킨(Mary Hopkin)이 가창한 ‘보야지 오브 더 문(voyage of the moon)’은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키며,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을 더욱 숨죽이게 한다. 아름답고 서정적이지만 어딘지 기묘하고 불안한 느낌은 영화 ‘폴링’이 가진 마력이자 매력이다.

특히 아비 역의 플로렌스 퓨와 리디아 역의 메이지 윌리암스는 10대 소녀들의 온도 차와 예민함을 정교하게 그려냈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와 연기 합은 영화가 내세우는 ‘클래식’한 분위기에 더욱 깊이를 더한다.

이처럼 ‘폴링’이 그린 1969년 영국의 모습과 사춘기 소녀들의 감성은 영화 ‘행잉록에서의 소풍’을 잇는 매혹적인 미스터리 드라마로 남을 것이다. 예민한 감수성과 뒤틀어진 성장기를 그린 영화 ‘폴링’은 3월 24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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