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김종인, 비례 2번 받고 ‘당 잔류’ 선언…사퇴설 사흘만에 종지부(종합)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3일 비례대표 2번을 받아들고 당 잔류를 선언했다. 지난 20일 비례대표 ‘셀프 공천’에 따른 노욕(老慾) 논란에 사퇴설까지 더해져 당이 롤러코스터를 탄 지 사흘 만에 어렵사리 갈등이 봉합된 셈이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고민 고민 끝에 당에 남기로 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3일 비례대표 2번을 받아들고 당 잔류를 선언했다. 지난 20일 비례대표 ‘셀프 공천’에 따른 노욕(老慾) 논란에 사퇴설까지 더해져 당이 롤러코스터를 탄 지 사흘 만에 어렵사리 갈등이 봉합된 셈이다.

김 대표는 ‘일단’ 향후 총선 승리 행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때 당을 떠날 것을 고려했던 만큼, 또 한번 논란이 재현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며칠동안 깊이 고민을 해봤다”면서 “선거가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이기고 당을 정상화하는 데 최대한 노력하기로 결심했다”면서 당 잔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는 더민주 내 친노(친노무현) 진영 등 구 주류의 패권주의를 겨냥한 쓴소리도 잊지 않으며, 향후 당 정체성 변경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번 중앙위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모습이 나타났다. 더민주가 아직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봤다”면서 “제가 여기 남아 무슨 조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이 끝나고 대선에 임할 때 현재와 같은 일부 세력의 정체성 논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또 “이 당에 올 적에 나의 목적을 설명했다”면서 “국민이 선택하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수권정당을 만들려고 왔다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이 미래 수권정당으로서 탄생하려면 기본적으로 '국민의 정체성'에 접근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정한 비례대표 명부에 대해선“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비례 2번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을 끌고 가기 위해 필요했기에 선택한 것이며, 당을 떠남과 동시에 비례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고 거듭 노욕 논란을 일축했다.

전날 비상대책위원들이 일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에는 “어제 얘기를 처음 들었다”며 “좀 더 생각해서 결정하겠다”고만 말했다. 김 대표는 “여러 문제로 소란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더민주는 이날 김 대표를 2번으로, 비례대표 1번 후보로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선정하는 등 36번까지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했다. 국민의당도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을 1번으로 하는 비례대표 18명의 명단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