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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이끌어 낸 겐셔 전 외교장관 향년 89세로 숨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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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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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난 1990년 독일이 통일을 이루는 데 중요 역할을 한 한스-디트리히 겐셔 전 외교장관이 1일 사망했다.

이날 겐셔 전 장관의 비서가 심혈관 관련 질환을 앓던 겐셔 전 장관이 향년 89세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와 AP, AFP통신이 보도했다고 연합뉴스는 1일 전했다.  

겐셔 전 장관은 헬무트 슈미트와 헬무트 콜 총리 정권 아래 서독과 통일 독일 초대 외교장관을 지내며 독일 통일에 필요한 대외여건 조성에 기여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능수능란 외교 역량으로 당시 통일에 필수적이었던 미국과 옛 소련 등 주요 국가의 동의를 얻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 노선인 '겐셔리즘'이 그의 이름에서 유래할 정도로 겐셔 전장관은 미국 등 서방과의 굳건한 관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소련 등 동구권과도 화해를 모색했다. 

겐셔 전 장관은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초대 외교장관을 역임하는 등 무려 18년 동안 독일 외교를 책임진 역대 최장수 외교 수장이다.

그의 재임 기간 가장 유명한 일화는 1989년 9월30일 저녁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의 서독 대사관에서 망명을 요구하던 탈동독민 4000여 명에게 동독 등 당사국과의 협상 결과를 발표한 장면이었다.

대사관 발코니에 오른 겐셔 전 장관은 "친애하는 여러분, 여러분의 출국이 허가됐음을 알려드리려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뒤의 내용은 '출국'이라는 단어를 들은 망명 요청자들의 환호에 묻혔다.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이어진 이 사건을 두고 겐셔 전 장관은 "정치인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겐셔 전 장관의 사망 소식에 대변인을 통해 "위대한 정치인이자 유럽인, 독일인이었던 그를 기리면서 나는 너무나 작은 사람임을 느낀다"는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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