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2마리가 세쌍둥이를 포함해 총 5마리를 출산한 것을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세쌍둥이를 출산한 어미 곰 1개체는 바위굴에서 동면 중이던 RF-23이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 곰이 위치한 현장 접근이 어려워 울음소리와 무인센서 카메라에 찍힌 사진으로 출산 사실을 확인했다.
나머지 어미 곰 1개체는 나지에서 탱이(나뭇잎 등을 모아 둥지 형태로 만든 보금자리)를 만들어 동면 중이던 KF-27로, 건강한 수컷 2마리를 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달가슴곰 명칭은 K(한국 태생), R(러시아 태생), C(중국 태생), F(암컷), M(수컷)으로 구분하고 있다. 즉, 세쌍둥이를 출산한 RF-23은 러시아태생의 암컷이다.
야생상태에서 세쌍둥이 출산은 지난 2004년 본격적인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새끼를 출산한 어미 곰들은 2007년에 러시아와 서울대공원에서 도입한 곰으로, 지난 2014년에도 출산한 이력이 있다.
지금까지 임신이 가능한 지리산 반달가슴곰 13마리 중 10마리가 출산한 경험이 있다. 이 중 3회 이상 출산 경험이 있는 반달가슴곰은 KF-27을 포함하여 RF-21, RF-25 등 총 3마리다.
이번 출산으로 지리산국립공원에는 모두 44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살게 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같은 개체에 의한 재출산율이 높아지고 2마리 이상의 새끼를 출산한다는 것은 지리산 야생에 방사한 반달가슴곰들이 안정적으로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야생에서 한번에 새끼곰 3마리를 출산한 것은 지리산국립공원 자연생태계가 풍부한 먹이, 서식지 안전성 등 곰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동주 종복원기술원 원장은 “2009년 반달가슴곰 첫 출산 이후 지속적으로 새끼를 출산해 현재까지 30마리가 자연에서 태어났다”며 “앞으로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개체를 추가하고 인공 증식을 추진하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달 중순 이후 동면에서 깬 곰들이 점차 행동영역을 넓혀 활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리산국립공원 내 법정 탐방로를 이용할 것과 샛길 출입을 자제해줄 것을 탐방객에게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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