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프랑스를 떠나는 백만장자들이 늘고있다. 지난해 약 1만명에 달하는 백만장자들이 프랑스를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고 뉴월드웰스 (New World Wealth) 재단의 보고서를 인용해 CNN 머니가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종교·인종 갈등 높은 도시들… 백만장자가 떠난 도시 상위에
백만 장자들이 가장 많이 떠난 도시는 수도이자, 지난해 테러가 발생했던 파리이다. 2015년 파리를 떠난 백만장자는 무려 7000명에 달했으며, 이는 사상 최고치다. 뉴월드웰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파리를 떠난 백만장자는 전체의 약 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에서 떠난 백만장자들이 간 곳은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이스라엘 등이었다. 이 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유대인 부유층들의 이주로, 떠나는 백만장자의 20~25%는 유대인들이며, 이들은 대부분 이스라엘로 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백만장자들이 프랑스를 떠난 가장 큰 이유 두가지는 높은 세금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대한 우려 고조다.
뉴월드웰스 재단의 앤드류 아모리스 대표는 “최근 잇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으로 프랑스 내 기독교와 무슬림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가를 떠나는 백만장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들의 이탈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위를 지한 곳은 이탈리아의 로마이며, 이곳을 떠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악화와 기회의 부족이다. 3위를 차지한 곳은 미국의 시카고이다. 최근 인종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시카고는 범죄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시카고 경찰국의 발표를 인용해 올해 첫 석 달간 시카고의 살인 사건 발생률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나 증가했다고 2일 보도했다. 총격 사건 발생률은 동기간 대비 88%나 치솟았다.
시민의 불안이 가중되자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지난 석 달간 경찰을 이끌어 온 존 에스칼란테 서장 대신 에디 존슨을 새로운 임시 경찰국장으로 지난달 28일 임명했다. 시카고를 떠난 백만장자들은 대부분 미국의 다른 도시로 이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난민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그리스의 아테네 역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떠난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경제 위기와 난민문제가 이 도시를 떠난 주요 이유로 꼽혔으며, 대부분이 미국으로 이주했다.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도 각각 9000명, 6000명의 백만장자들이 떠났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의 유출은 큰 문제가 안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뉴월드웰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인 나라는 계속해서 백만장자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유출되는 백만장자보다 새롭게 생기는 백만장자들이 많다"면서 시간이 지나 이들 국가의 생활의 질이 높아지기 시작하면 일부의 부자들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호주 백만장자들 선호…"백만장자 유출은 경제에 악영향"
백만장자들을 가장 많이 몰려간 나라는 호주다. 호주에는 지난해 8000명의 백만장자들이 이주해왔다. 시드니는 4000명의 백만장자를 끌어모으며 세계도시 중 백만장자 이주율 1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은 곳도 3000명의 백만장자가 새로 둥지를 튼 멜버른이다. 2000명이 옮겨간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국의 도시로 옮겨간 부유층은 7000명에 달했으며, 대부분 유대인인 백만장자 4000명은 이스라엘로 옮겨갔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들은 가장 먼저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며, 그들은 다른 중산층 시민들과는 달리 여러 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부유층들이 떠나는 것은 국가에 '좋지 않은 신호'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백만장자 대부분은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많은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백만장자들이 줄어든 다는 것은 국내 경기를 악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번 조사는 재산 통계와 조사, 그리고 이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부동산 에이전시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조사가 이뤄졌으며, 비자 통계도 포함되었다고 CNN 머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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