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발표한 ‘청년 열정페이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열정페이를 받는 청년들은 2015년 기준 임금근로자 청년 중 17.0%(63만5000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열정페이 청년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7년 11.6%(45만1000명)에서 2009년 14.7%(53만9000명)으로 악화됐으나 2011년에 12.3%(44만9000명)으로 다소 개선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 들어 재차 늘고 있는 상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 연구위원은 “2012년 이후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저임금 상승률이 비교적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2016년에도 최저임금이 8.1% 상승한 반면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에 머물러 열정페이의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를 기준으로 나이가 어리거나 대학생일 경우 열정페이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특히 25~29세 청년보다는 15~19세 및 20~24세 청년이, 대학 졸업자보다는 대학 재학생이 주로 열정페이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기업 기준으로는 서비스업종 또는 소규모 사업장이 청년들의 열정페이를 종용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용에 있어서도 비정규직과 임시일용직의 열정페이의 비중이 크고 가파르게 증가중인 상태다.
열정페이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임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열정페이 청년’과 ‘열정페이 아닌 청년’의 임금 격차는 2.5배에 달하고 있다.,
세부별로는 지난해 기준 열정페이 청년의 시간당 임금은 4515원으로 비열정페이 청년이 받는 1만741원의 42.0% 수준이다. 열정페이 청년의 월평균 임금은 71만원으로 비열정페이 청년이 받는 185만원의 38.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연금과 고용보험, 근로계약서 작성 등 고용의 기본적인 부분에서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열정페이 청년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16.6%, 비열정페이 청년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78.5%로 나타났으며 근로계약서 작성률은 열정페이 27.8%, 비열정페이 69.7%로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보험과 근로계약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년들은 일방적인 퇴사와 그로 인한 실직환경에서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 연구원은 “최저임금은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이자 헌법에 보장된 기본 권리”라면서 “최저임금 미만의 저임금 노동이 불법임을 감안하여 열정페이 근절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는 것”이라며 “경기 후퇴기에는 영세 기업과 취약 근로자에게 고통이 집중되는 만큼 고용유지 장려금, 근로장려세제 등의 근로여건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청년 중 비정규직, 저연령층, 대학 재학생 등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훈련을 강화함으로써 더 좋은 일자리로의 이동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표준근로계약서 관행을 정착하고 필요시 법제화하며, 열정페이 근절을 위한 근로감독 및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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