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18>무교동 낙지, 소금장수 실수의 미(味)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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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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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18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서울 음식의 판도가 바뀌었다. 탕반가(湯飯家)에서 장국밥을 팔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중 무교동의 ‘무교탕반’이 유명했는데 장시가 크게 열리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무교탕반의 역사는 아주 오래돼 조선 제24대왕 헌종(1834~1849년)도 사복을 입고 먹으러 다녔다고 한다. 최고급 대중음식점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몰려들다보면, 음식이 발전하고 시장이 번창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점점 대중화되고 다양한 메뉴가 개발됐다. 가격이 싼 낙지 역시 음식에 사용됐다. 1900년대 초 당시에는 낙지를 데치거나 국을 끓여 먹는 게 전부였다. 이후 무교동낙지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박 할머니가 술안주로 시험 삼아 내놨던 매콤한 낙지볶음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당연하게도 이를 본 딴 낙지볶음집이 여럿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때 무교동 장터를 드나들던 한 소금장수가 실수로 가게에 인공감미료인 사카린을 두고 자리를 뜬다. 가게 주인은 소금과 비슷하게 생긴 사카린을 아무런 의심 없이 음식에 사용했다. 특유의 매콤함에 단맛이 더해지자, 손님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렇게 무교동낙지의 맛은 발전했고, 다양한 시도와 함께 첨가하는 재료가 늘어나면서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더욱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발전을 거듭해온 무교동낙지. 이제는 많은 가게들이 무교동 사거리 근처로 이전했지만, 그 맛의 명맥만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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