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면에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전혜빈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언제나처럼 “두 번째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연기자 전혜빈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지난달 25일에 강호동 씨가 출연하는 JTBC ‘아는형님’에 한 번 나갔는데 그날 최고 시청률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했어요. 예능 속 전혜빈을 많이 사랑해주시는구나 싶기도 하고, 강호동 씨와 함께했던 ‘천생연분’을 10년 넘게 기억해 주시는구나 싶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또 오해영’은 저에게 고마운 작품이에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정말 많은 분이 봐 주신 거잖아요. 케이블채널 역대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이요. 연기자 전혜빈이 좀 더 자연스러워지지 않으셨을까요?”
전혜빈은 드라마에서 예쁘고 유능한 데다 친절하기까지 해서 ‘보통의’ 오해영을 주눅 들게 하는 ‘예쁜’ 오해영을 맡았다. 남자는 물론이고 친구, 선생님, 직장 동료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역할이라 작품 밖 보통의, 평범한 우리에게 시샘을 사기도 했다.
내면이야 평범할지 몰라도, 외면은 비범한 게 분명한 이 캐릭터에 왜 캐스팅된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저는 원래 늘 두 번째 여자주인공이었어요”라고 답했다. 느닷없이 적나라한 솔직함에 당황했다.
“예쁜 역할이라고 정말 미의 상징인 여배우, 뭐 예를 들면 송혜교, 김태희가 이 역할을 하겠어요? 두 번째 여자주인공인데 말이에요. 예쁜 오해영이 두 번째가 아니라 메인 주인공이었다면 저에게 안 들어왔겠죠. 저는 거의 늘 두 번째 여자주인공이었어요. 제가 정말 예뻐서라기보다는 제 열정을 예쁘게 봐주신 거 같아요. 두 번째 주인공이어도 주연 배우 못지않게 치열하게 연기한다고 자부거든요. 그런 면을 알아주신 것 아닐까요?”
이렇게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그리고 그것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여배우라니. 데뷔 14년 차 전혜빈에게 새로운 향기를 맡았다.
“고난과 역경과 시련 덕이죠. 언제나 꿈을 향해 뛰었지만 참 많이 넘어지고 찢겼어요. 그러다 보니 현실을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거부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였죠. 하지만 꿈이 현실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에요. 전 여전히 크고 원대한 꿈을 꾸죠. 그곳에 더 빨리 다가가기 위해서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들인 것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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