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스 코스에서 펼쳐지는 브리티시오픈은 선수들의 상상력과 평상시 나오지 않는 공략법 등을 볼 수 있는 대회다.
코스의 일부분으로 여겨지는 벽을 향해 볼을 쳐 바운스로 목표를 노리는 선수가 있고, 그린과 페어웨이가 구분이 잘 안되는 특성으로 인해 그린밖 50m지점에서 퍼터로 공략하는 선수도 있다.
145회째인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회장소는 해변에 자리잡은 로열 트룬GC였다.
매추 사우스게이트(잉글랜드)의 트러블 샷이 일품이었다. 3라운드 16번홀(파5)에서 그의 두 번째 샷이 그린앞 항아리 벙커 가장자리에 멈췄다. 오른손잡이인 그가 정상적으로 칩샷을 하기에는 스탠스와 볼의 고저차가 심해 아주 부자연스러운 위치였다. 그는 그린을 등진 채 백핸드로 칩샷을 했다. 그 샷을 홀에 붙여 버디로 연결했다. 그는 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12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들도 이처럼 라이·스탠스가 고약하거나, 워터해저드 근처에 빠진 볼을 백핸드로 처리하는 수가 있다. 물론 평소 연습을 해둬야 한다.
또 한 장면은 1라운드 15번홀(파4) 항아리 벙커에 빠진 볼을 공략하는 저스틴 토머스(미국)다. 항아리 벙커는 대개 그린쪽이 절벽이다. 따라서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의 항아리 벙커에 빠져 턱밑까지 굴러가면 그린쪽으로 탈출할 수 있는 도리가 없다. 토머스도 옆으로 레이업을 해야 했다. 그는 결국 그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고 최종합계 7오버파 291타로 김경태(신한금융그룹) 등과 함께 53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들도 턱높은 벙커에서 볼을 칠 때 ‘전진’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탈출이 불가능하다면 옆이나 심지어 뒤쪽으로 나갈 수도 있고, 아니면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할 수도 있다. 차선이 스코어 몰락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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