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대 D-6, 호남 합동 연설회 '친박 VS 비박'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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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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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화산체육관에서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전주) 이수경 기자 = "정병국!! 정병국!!" "이주영 뽑아주십시오!"

행사장이 가까워질수록 꽹과리와 북소리 속에 후보자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섞여 들렸다. 선거 운동원들이 후보자 사진이 붙은 생수병이나 후보자 이름이 새겨진 부채를 나눠주었다.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은 시작 전부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후보자들은 당세가 약한 호남지역의 표심에 경쟁적으로 호소했다. 비박(비박근혜) 후보들은 친박(친박근혜) 후보들을 겨냥해 총선 책임론으로 공격했고, 친박 후보들은 비박 후보 단일화를 언급하며 '계파 패권주의'라고 맞받아쳤다.

◆ 친박 "지금이 단일화 할 때인가" VS 비박 "친박 책임지고 물러나야"

이날 후보자 정견발표는 최고위원과 당 대표 순서로 이뤄졌다. 가장 먼저 발언을 한 최고위원 후보 친박 3선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작심한 듯 친박을 향한 비판에 정면으로 맞섰다.

조 의원은 "친박은 안 된다는 얘길 하시던데 니 편 내 편 가르면 누가 박근혜정부를 성공시키고 누가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나"라며 "우리끼리 고통주고 헐뜯지 말자"고 말했다.

반면 그는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유력한 대권 후보가 미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담 대선이 공정하게 경선이 되겠나"라며 "김 전 대표에게 건의드린다, 이제 밖에서 이런 행위는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같은 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병국, 주호영 두 후보가 이번 주말 단일화를 할 것"이라며 "그 때 (단일화한) 그 사람을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비난은 김 전 대표가 막후에서 지원사격에 나서 비박계 표 결집으로 전대에서 친박계가 밀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범친박계 당권 주자인 5선의 이주영(창원 마산합포) 의원 역시 "새누리당은 아직 정신 못차렸다"면서 "지금 우리가 계파 패권주의에 기대서 ‘후보 단일화’ 할 때인가"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지금 우리가 서로한테 '당신 친박이냐 비박이냐'하며 집안 싸움할 때인가"라며 자신을 가리켜 "특정 계파의 대표가 아니고 ‘하나된 새누리당의 대표’"라고 적임자임을 자부했다. 

반면 비박계 당 대표 경선에 나선 5선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의원은 친박계를 겨냥해 "정권재창출을 더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 계파 패권주의에 기댄 몇몇 사람들, 이런 분들은 반드시 책임지고 전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제가 영남권 토론회에서 ‘친박의 역할은 끝났다’고 선언했더니 친박에게 밉보이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왜 그렇게 세게 질렀느냐고 (주변에서) 걱정들을 하신다"면서 "저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앞서 김용태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고, 김 전 대표의 말처럼 주호영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원외 인사로 최고위원에 도전한 정문헌 전 의원은 "우리 당 막말로 개판 5분 전이다, 이게 누구 책임인가"라며 "힘있는 국회의원들의 잘난 계파 말싸움, 기싸움에 다 이렇게 망가진 것"이라고 계파 갈등을 비난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 참가한 선거인단이 폭염 속 한 후보를 연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된다송' 정운천 의원 눈길…지지자 동원 여전 

이날 연설회에서 후보자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인사는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의석을 따낸 정운천(전북 전주을) 의원이었다.

최근 전북도당위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이른바 '된다송'을 알려주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박명재 사무총장 등도 무대 위로 불러 함께 된다송을 부르며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큰 하트를 만들어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정병국, 한선교(4선·경기 용인병) 의원 등은 정견발표에서 지지자들과 된다송을 부르기도 했다. 

경남 창원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합동 연설회는 약 4000명의 당원들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지지자 동원' 일색이었다. 후보자들의 정견발표가 있을 때마다 각 후보를 연호하는 목소리로 체육관 내 열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지지후보 발표가 끝나자 일제히 자리를 떠, 빈 좌석들이 갈수록 늘어났다. 

아울러 연일 이어지는 토론회와 선거운동 덕에 이날 연설회에서는 목이 쉰 후보자들이 많았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재선의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 이주영 의원 등은 목이 쉬어 힘겹게 연설을 이어갔다. 연설 도중 청년의 소외를 언급하던 이용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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