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한방울로 막 내린 16년간의 단식투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8-10 08:4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분쟁지역 탄압하는 군법에 대항해 단식

  • "투쟁방식 바꾸기로 결정…정치에 도전"

[사진=EPA=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인도의 사회운동가인 이롬 샤르밀라가 16년간의 단식투쟁을 끝냈다고 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비롯한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인도에서 군부가 휘두르는 막강한 권력에 반대하며 세계 최장기간의 단식운동을 벌이던 샤르밀라는 투쟁을 마치고 가석방 절차를 밟았다. 샤르밀라는 인도 군부가 분쟁지역에서 저지른 반인권적인 행태를 비판하면서 지난 2000년 11월부터 단식투쟁을 벌여왔다.

샤르밀라가 단식투쟁을 벌인 것은 인도의 ‘군 특별권한법’(AFSPA) 폐지를 위해서다. 이 법은 마니푸르 등 동북부 지역과 카슈미르에서 정부군이 반군 용의자를 영장 없이 체포 또는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군은 테러와의 전쟁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권단체는 국민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폐지를 주장했었다.  

샤르밀라는 2000년 11월 마니푸르에 위치한 자신의 집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정부군이 주민 10명을 사살하는 것을 보고 AFSPA 반대를 위한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살을 범죄로 처벌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샤르밀라의 단식투쟁을 자살기도로 보고 입건했다. 인도 당국은 샤르밀라가 구금상태에서도 식사를 거부하자 코에 튜브를 삽입해 영양분을 공급했다. 

샤르밀라는 지난달 26일 마니푸르 임팔 법원에 출석해 단식을 끝내겠다고 약속하고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꿀을 한번 핥은 후 울음을 터뜨렸다. 이 꿀은 그녀가 16년 만에 처음 맛본 음식이다. 단식투쟁을 끝낸 그는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생각에 16년 동안 단식을 했지만, 단식만으로 아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면서 "단식을 끝내고도 정의를 위한 싸움을 하겠다"면서 마니푸르 주 총리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인도의 정당들이 이미 샤르밀라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이 어느 정당에 속할지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으며 무소속 독립후보로 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샤르밀라는 가석방된 뒤 기자회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말하고 싶다"면서 "아마도 당신은 폭력에 만족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시민인 우리는 비폭력이 필요하고 가혹한 법이 없는 인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롬 샤르밀라의 결정은 인도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며, AFSPA가 지난 35년 동안 얼마나 마니푸르를 배척해 왔는지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샤르밀라는 그의 장기간 단식투쟁이 알려지면서 아시아인권위원회상, 제8회 광주인권상 등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