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시멘트업계에 자산 84조원 규모의 공룡기업이 탄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중국 당국이 건설자재 업계 1,2위 중앙국유기업의 합병을 전격 승인하면서다.
중국 중앙국유기업을 관리하는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가 22일 중국중재집단(中國中材集團·이하 중국중재)과 중국건축재료집단(中國建築材料集團·이하 중국건재)의 구조조정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구조조정은 중국건재가 모 기업으로 중국중재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국건재와 중국중재의 총 자산은 각각 4300억 위안, 1160억 위안에 달한다. 양사가 합병하면 중국에 5000억 위안(약 84조원)이 넘는 거대한 국유기업이 또 하나 탄생하는 셈이다.
1984년 설립된 중국건재는 시멘트, 석고보드,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 각종 건축재료 등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최대 건자재기업으로, 포춘 500대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하에 뤄양유리(洛陽玻璃) 등 17개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중국중재는 중국건재에 이은 건자재 업계 2위 국유기업이다.
국련증권에 따르면 중국건재와 중국중재의 연간 시멘트 가공원료 생산량은 각각 2억9900만t, 8547만t에 달하고 있다. 양사를 합치면 연간 시멘트 생산량이 3억8500만t에 달해 중국 전체 시멘트 가공원료 생산량의 22% 를 차지하게 된다. 중국 최대 시멘트제조사인 하이뤄시멘트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시장은 시멘트, 유리섬유 등 방면에서 양사의 사업이 중복돼 제품 동질화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개혁 차원에서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국유기업 합병으로 중국 시멘트 산업에서도 과잉공급 해소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수년간 경기활황으로 생산능력을 대규모 확장한 시멘트 업계에서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과잉생산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시멘트 업계는 210억 위안의 적자를 입었다. 지난 해에는 중국 중견 시멘트업체인 산수이시멘트가 과다채무로 디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연내 중앙국유기업 수를 100개 이내로 줄인다는 목표 아래 하반기 들어 국유기업 통폐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서만 석탄·비철금속·철강·부동산·중공업 등 방면에서 국유기업 합병 소식이 잇달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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