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트럼프 자멸’ 기다리던 힐러리 2%p까지 추격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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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5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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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바, 트럼프 이민정책 강력 비판하며 힐러리 지원

[사진=CBS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된 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줄곧 우위를 지키며 당선 가능성을 높여온 힐러리 클린턴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클린턴은 트럼프에게 10%포인트 안팎까지 앞섰던 지지율이 4일(현지시간) 현재 1∼2%포인트 내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주요 여론조사 종합집계에 따르면 현재 클린턴이 트럼프에 평균 3.9%포인트 앞서지만 이는 지난 5월 이후의 누적집계치로, 최근 조사에는 그 격차가 1∼2%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날 공개된 모닝컨설트 조사에서도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2%, 40%였다. 지지율 격차가 3주 만에 7%포인트(44% vs 37%)에서 2%포인트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클린턴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사법당국의 불기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발목을 잡는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 재단의 외국인 기부 논란 및 재단과 '클린턴 국무부'의 유착 의혹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시간끌기 전략(run-out-the-clock strategy)'이 결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클린턴이 사적인 고액 선거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고 9월 26일 첫 대선후보 TV토론을 준비하는 데 매진하느라 유세장에서 거의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더 힐은 특히 클린턴이 270일 이상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면서 "클린턴이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잇단 헛발질로 지지율이 급락한 트럼프를 상대로 시간끌기 전략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갑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금 모집 행사(펀드 레이징)에 여름 막판 대부분을 보냈으며, 펀드 레이징은 참가자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뽑아내는 데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지난달 마지막 2주 동안 22차례의 펀드 레이징 행사를 했고 이를 통해 총 5000만 달러(약 558억원)를 긁어모았다. 참석 시간당 모금액은 15만 달러(약 1억6760만원)에 이르렀다.

이처럼 지지율 위기를 맞은 클린턴을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를 작심한 듯 비판하고 나섰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CNN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다음(미래) 세대는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철저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는 1100만명에 달하는 이민자 추방, 불법이민자 차단을 위한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건설, 무슬림 입국금지 등 트럼프의 반(反)이민공약을 겨냥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반(反)이민 정서는 이 나라 시작과 함께 있었으나 결국 이민자들은 미국 사회에 동화되고 수용됐다"면서 "트럼프가 과거 여느 때보다 조금 더 관심을 받는다고 해서 그런 원칙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힐러리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 등을 고리로 "트럼프가 한심스러울 정도로 이 나라를 이끌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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