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에서 총기 구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요청 건수를 기준으로 판단한 올해 총기류 판매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머니가 6일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백그라운드 확인 요청 건수는 올해 8월에 185만3815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6% 증가했다. 이는 FBI가 1998년 총기류 구매자 신원확인을 시작한 이래 8월 기준으로 최대치다. 또한 올해 월별 집계 역시 사상 최대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신원조회 건수가 총기 판매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총기 판매에 관한 공식 통계가 별도로 발표되지 않기 때문에 신원조회 건수는 총기 판매의 대리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연방 허가를 받은 총기 판매상은 총리 구입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구매자의 신원을 FBI에 제출하고 FBI는 국가신속범죄신원조회시스템(NICS)을 통해 범죄 기록의 유무 등을 확인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 총기 제조사인 스미스앤웨슨과 스트럼루거는 매출이 두 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스미스앤웨슨은 분기별 매출이 40% 뛰었고 루거는 19%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의 무차별 총격 등 지난 몇 해 동안 꾸준히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 국민들의 총기 구입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총기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해 미리 총기를 사놓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네티컷, 콜로라도, 버지니아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대선을 앞두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총기 구입시 신원 조회를 확대하고 공격용 총기류 판매를 규제하는 등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총을 휴대할 권리는 신성불가침이라며 수정헌법 2조를 강력히 옹호하는 입장이다.
한편 최근에는 스위스, 독일, 체코 등 유럽 내에서도 총기 등 호신용 무기를 소지하는 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와 터키 등 유럽 전역에서 각종 테러가 발생하면서 스스로 범죄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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