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3일 "위기에 처한 배의 선장이 된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고 당 내 퇴진 요구를 다시금 거부했다.
그러면서 비주류 수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전임 대표로서, 6선 중진 의원으로서 소속 의원들에게 화합하고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제기는 사태 수습 후에 하자고 해 주실 것을 호소드리고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를 비롯해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여권 대선주자들의 이름도 일일이 언급하며 도움을 청했다.
이날 이 대표는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가 너무 좋아하고 큰 형님이 돼 주길 바라는 김무성 전 대표께서 당의 큰 형님으로서, 당이 벼랑 끝이고 절체절명의 시기이니 대표 중심으로 뭉치자고 해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그 분의 평상시 지도력이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큰 야심으로나 모든 것을 봤을 때 능히 김무성 선배님께서는 후배 대표를 위해, 자신이 한평생 거쳐온 당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 줄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것은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김문수, 정우택 의원을 포함해 당의 대선주자가 되겠다고 하는 큰 선배님들, 지도자들께서 그렇게 이끌어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도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당원들로부터 선출된 당 대표로, 당이 위기에 처할 때 당을 굳건하게 지켜내면서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원들과 함께 당을 위기에서 건져내고 극복하겠다는 각오로 대표가 됐다"면서 "저에게 물러나라는 사람도 있지만 반드시 꿋꿋이 (당을) 지켜달라고 하는 의원들과 당원들도 많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가 국회와 사전 상의 없이 단행한 개각에 대해서는 "솔직히 저도 거기까지는 생각 못 했다"면서 "절차고, 예의기 때문에 했었으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안한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내각 인선에 대해 야당에 상의를 한다는 것은 익숙치 않은 일이고, 아마도 경황중이어서 사려깊게 하지 못한 게 아니었나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그는 "거국내각에 맞는 케이스"라며 "신임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역시 거국정신의 연장"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한 마디로 두 인사를 보면서 느낀 것은 대통령께서 얼마나 현 상황에 대해서 엄중하게 보고 계시는지, 야권이 요구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응답하고 있는지"라고 말했다. 야당에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야권에서 대통령 하야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데 대해 입장을 묻자 이 대표는 한참동안 침묵하다 "지켜보자"고만 짧게 답했다.
대통령과 야권 간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을 모시고 국정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고, 국정에 대해 여러가지로 할 말씀이 있지 않겠느냐"라며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그런 진행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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