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의 위세를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해온 차은택 씨가 CJ그룹이 참여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서 직접 요직을 차지하고 이권을 챙기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차 씨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등에 업고 문화정책과 인사를 좌지우지하면서 자신과 관련된 업체 등을 통해 사익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는 자신이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와 관련해 CJ가 맡은 두 사업에서 각각 핵심적인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관여했던 핵심 관계자는 "차씨가 지난해 2월 개소한 문화창조융합센터 출범 당시 CJ에 센터장 자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컬처밸리에서는 공연총감독 자리를 요구했으나 CJ가 모두 거부했다"며 "이후 차씨가 CJ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차 씨는 2014년 8월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작년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으로 발탁됐다.
2019년까지 총 7천억 원대 예산이 책정된 초대형 사업인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 청계천 문화창조벤처단지, 고양시 K-컬처밸리, 홍릉 문화창조아카데미 등 다양한 문화사업 거점을 국내 곳곳에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CJ는 상암동 CJ E&M 본사에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열었고, 고양시에 K-컬처밸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CJ가 설립과 운영을 맡은 문화창조융합센터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주요 거점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구심점이다.
K-컬처밸리는 축구장 46개 크기의 땅에 한류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공연장·쇼핑몰·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CJ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1조4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핵심 관계자는 "차 씨는 문화창조융합센터장을 맡아 각종 콘텐츠 기획 및 개발사업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을 것"이라며 "총감독직 역시 K-컬처밸리에서 개최될 수많은 대형 공연 등을 둘러싼 이권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차 씨는 자신과 관련이 있는 업체들을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시키고 지원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그가 현 정권에서 인천아시안게임, 밀라노 엑스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의 행사에서 영상감독 등을 맡아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회사에 일감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