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통해 "유엔과 중국의 협력 강화를 높게 평가하며, 퇴임 후에도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반 총장은 11일 인민일보에 '중국과 유엔 계속 협력 심화해야'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하고 "취임 후 중국과의 왕래가 잦았고 유엔과 중국과의 협력을 심화해왔다"며 "앞으로도 중국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고문은 1971년 중국의 유엔 가입을 결정한 결의안 2758호 채택 45주년 맞아 게재됐다.
반 총장은 "결의안이 통과된 후 중국과 유엔은 긴밀히 소통하며 협력해왔고 중국은 다자주의를 지지하고 유엔의 각종 국제업무에 힘을 보탰다"면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이기도 한 중국은 날로 막중해지는 책임을 다하고 글로벌, 지정학적 사업 추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중국을 높게 평가했다.
취임 후 중국과의 관계 발전에 공을 들여왔음도 강조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후 무려 11차례 중국을 찾았고 이를 통해 중국과 유엔의 협력 강화와 성과를 얻었다"면서 "이는 나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기억을 남겼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의 만남을 회상하며 지난해 9월 시 주석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평화의 항아리'를 선물했고 이는 유엔과 중국이 같은 가치관을 갖고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중국 인민이 유엔사업을 크게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또, '평화의 항아리'를 눈에 띄는 곳에 잘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중국이 유엔의 '2030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 추진, 기후변화 대응, 국제 평화·안보 수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의 '2030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와 중국의 '13차 5개년 규획(2016~2020)'을 연계해 추진하고 중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조성 등으로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중국의 동참으로 올 9월 '파리협정'을 체결,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극적인 타결을 이룬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의 미래를 향한 결심과 용기에 감동받았다"고 밝혔다.
반 총장 개인의 중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반 총장은 "나는 중국 인민에 우호적으로 오랫동안 중국 문화를 동경해왔다"면서 "유엔 사무총장 취임 전에는 한국의 외교관으로 중국과 자주 교류했고 서예를 공부하고 즐겨왔다.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퇴임 후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중국 인민과의 우정을 흔들림없이 계속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올해 12월 31일 10년간 몸 담았던 유엔 사무총장에서 물러난다. 내년 1월 중순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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