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개조]‘주식회사 한국’ 낡은 신화를 깨라···아주 혁명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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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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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철의 삼각편대’ 다시 띄워라

  • 정계·재계·관계 협력 급속 경제발전

  • 저성장 본격화···기존 성장전략 한계

  • 구조개혁 뒷전 단기부양대책 악순환

  • 기업·국민 아우르는 산업정책 펴야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한국 경제의 발전상은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운둔의 나라 조선이 일본 식민지로 전락해 수탕을 당하다가 해방을 맞이했지만 곧 남북 분단 속에서 전쟁에 빠져들었다 3년(1950년 6월~1953년 7월)에 걸친 전쟁은 전 국토를 초토화시켰고, 그 이후에도 국민은 혼란과 가난 속에 고통 받아야 했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경제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급속히 성장해 오늘날과 같은 풍요를 이룩했다. 정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과정이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철의 삼각편대’가 잘 기능했기 때문이었다. 김현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철의 삼각편대’와 관련해 “뛰어난 정치가들이 경제 발전의 방향을 선정하면 우수한 관료들이 이를 전략을 구체화했다”면서 “시장에서는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친 경영자들이 근면한 근로자들과 함께 기업을 성장시켜나가면, 관료들은 은행을 통해 이들에게 귀중한 자금을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사실 일본이 경제 발전을 이룩할 때 사용한 것이었다. 해외에서는 일본 경제의 성공 모델을 ‘주식회사 일본’이라고 명칭 했다. 이어 일본을 벤치마킹해 경제 기적을 이뤄낸 한국에게도 ‘주식회사 한국’이라고 불렀다. 재계와 정계·관계가 합십해 경제 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이뤄나가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봤다.

◆붕괴되고 있는 철의 삼각편대
고성장을 기치로 내건 ‘철의 삼각편대’ 구조는,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본격화 된 저성장 기조로 인해 붕괴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강의 기적’도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저성장으로 세금은 수입은 줄어드는데 청년실업, 인구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등으로 세금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결과적으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다. 그러면 정부는 기업이나 근로소득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징수하게 된다. 이것이 기업과 가계를 옥죈다.

기업은 저성장으로 매출은 주는데 세금이나 정부의 노동 규제 등으로 원가는 상승하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든다. 그러면 투자를 줄이고 임금을 삭감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이것이 가계에 영향을 미쳐 임금소득과 자산소득이 줄어들고 가계는 소비지출을 줄이게 된다. 이것이 소비불황을 가져와 다시 기업의 투자불황과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으로 이어짐으로써 다시 기업의 투자불황과 재정지출 삭감으로 이어져 경제전체는 구조적인 악순환에 빠져든다.

이럴 때 정치가와 관료들이 정신을 차리고 위와 같은 악순환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가와 관료의 리더십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오히려 포퓰리즘과 보신주의, 집단적 이기주의로 자신의 앞가림만 할 뿐 국민을 위해서 몸을 던지는 지도자들은 별로 없다.

박근혜 정부만 봐도 정권 첫 출범 때는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다가 곧 규제개혁을 한다고 특별 생방송까지 내보냈지만 이내 세수가 부족하다며 기업들을 대거 세무조사했고, 2014년말 연말정산 때에는 근로소득자들에게 세금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이 바람에 경기가 더욱 어려워지자 경제 살리기를 해야 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며 검찰을 보내 기업들을 납작 엎드리게 했다.

관료들도 마찬가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아베노믹스를 본떠서 초이노믹스를 부르짖더니 갑자기 구조조정이 더 중요하다며 6대 구조개혁을 주장했다. 이것이 벽에 부닥치자 돈을 풀어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으로 선회했다.

◆산업정책의 대혁신 필요
이러다 보니 기업들은 과거만큼 ‘주식회사 한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당장은 어렵더라도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투자를 한다. 하지만 분배 위주의 경제정책 속에 기업들은, 특히 대기업들은 모든 경제 위기를 불러일으킨 주범으로 낙인찍힌채 투자와 채용 등을 강요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소니 회장을 역임하며 ‘잃어버린 10년’의 일본을 경험한 이데이 노부유키 일본 퀀텀 리프 코퍼레이션 회장도 ‘주식회사 한국’의 성공신화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바 있다.

이데이 회장은 “산업의 발전은 기업간 경쟁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산업정책도 중요하다. 과거 한국은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친 ‘주식회사 한국’으로 성공했다”먼서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는 정부와 대기업이 협력하면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반발하지 않는가. 핵심은 정부와 기업, 국민이 조화(하모니)를 이뤄야 국가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회사 한국’을 어떻게 개편해 나가느냐에 한국이 산업의 성숙 단계를 지나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참고: 김현철 서울대학교 교수 저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저성장시대, 기적의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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