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삼성전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파운드리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생산설비를 가진 업체가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의 주문을 받아 위탁 생산하는 방식을 뜻한다. .
파운드리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IT(정보기술)기기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기술발전에 따른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일 반도체업체가 설계에서 생산·판매까지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산업의 변화에 따라 다수의 고객 수요를 통합하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조비용을 떨어뜨리는 파운드리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3년에서 2019년까지 반도체 장이 연평균 4.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나, 같은 기간 파운드리시장은 연평균 11.1%씩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제조협회도 세계 파운드리시장 규모가 지난해 500억달러에서 2025년에는 10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강자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세를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최첨단 파운드리 기술인 14나노·10나노 3세대 기술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1일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파운드리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8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삼성 파운드리포럼을 열고 10~180㎚(나노미터)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소량까지도 생산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일부 우량고객 중심으로 대량 생산 방식의 영업을 해온 기존 전략을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첨단 공정만 주력해서는 향후 안정적 이익을 낼 수 없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었다”며 “소량 주문하는 팹리스 고객사를 다양하게 확보해 파운드리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HS에 의하면 지난해 파운드리시장은 대만의 TSMC가 26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선두를 차지했고, 글로벌파운드리(48억달러), UMC(44억달러), 삼성전자(25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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