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⑫] 75년 역사 유유제약, 비자금 연루로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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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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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인석 사장 등 20억 규모 비자금 조성 혐의, 기업 이미지 치명타

  • 병의원 의사, 사무장 등 200여명에게 불법 리베이트도

[사진=유유제약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1941년 의약품 수출입업체인 ‘유한무역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태동해 75년간 장수해온 유유제약(회장 유승필)이 뜻밖에 암초를 만나며 최대 위기에 처했다.

2014년 5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인석(60) 사장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의약품 판매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영 가치의 도덕성과 기업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지난 15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 4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올해 6월 유유제약 사무소와 임원 자택을 압수수색해 리베이트 관련 증거를 확보한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진 조치다.

조사 결과 이 회사 사장과 임원들은 허위로 의약품 판매대행업체를 설립해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년 9개월여에 걸쳐 약 2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중 9억여원을 병의원 의사와 사무장 등 199명에게 불법리베이트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유제약이 불법리베이트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여러 제약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불법리베이트를 벌인 사실이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례처럼 사장이 직접 관여해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한 비자금을 조성한 사례는 흔치 않다.

또 유유제약은 제약사들의 상품권 사용명세와 관련, 탈세 조사를 벌인 대전지방국세청으로부터 71억원 상당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특히 국세청 조사가 상품권이 의약품 불법리베이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놓고 진행돼 당시에도 유유제약은 리베이트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2013년에도 리베이트 관련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났다. 

불법리베이트는 매출액을 확보해 기업을 외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유유제약은 2000년 이후 ‘신약개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기업경영’,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글로벌화’ 등으로 21세기 글로벌 첨단 제약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이런 목표 하에 2013년 620억원에서 지난해 698억원으로 꾸준히 외적규모를 늘렸다. 

그러나 제약업계 전체 매출액에서의 비중은 2013년 0.53%에서 지난해 0.43%로 줄어들었고,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신약 연구개발비도 2013년 이후부터 최근까지도 3%대에 머물렀다. 이 시점에서 대표가 연루된 리베이트 사건은 유유제약이 향후 인재를 모으고 사업을 확장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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