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차’떼고 ‘포’떼인 기재부…한국경제 심폐소생술 누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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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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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배군득 차장]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요즘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만나면 예전과 같은 자신감이나 여유를 찾아보기 힘들다. 엘리트 정규 코스를 밟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대한민국 ‘브레인’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공직사회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로 가득한 명실상부한 경제부처내 최고의 ‘지성집단’이다. 기업으로 비교하면 삼성전자 등 10대 그룹 중에서도 5순위 그룹권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기재부가 최근 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들이 기재부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기재부는 엘리트 집단이라고 부르기가 무색하다. 지난 11개월간 한국경제는 아무런 좌표 없이 표류했고, 어느 하나 제대로 매듭지어진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기재부 안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부총리 내정자가 20일 넘게 청문회를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기재부 공무원의 부당 인사의혹이 불거지며 내부의 대인관계가 마비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여기에 지난 20일 검찰이 발표한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발표에서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거론되면서 기재부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기재부뿐 아니라 공직사회 전체가 크게 술렁였다.

사실상 경제컨트롤 타워가 무너진 상황에서 실제 경제전반의 살림을 해오던 인물이 바로 최 차관이다. 기재부 내부에서도 최 차관은 직원들에게 신임도가 높다.

그의 뒤에는 언제나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거침없고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공직사회의 성공한 롤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최 차관이 최순실 스캔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정황은 나오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한국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부총리 부재와 함께 검찰이 그의 이름을 거론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직원들이 동요할 만한 사건은 분명하다.

기재부의 지금 상황을 비유하면 장기에서 차(경제부총리)와 포(1차관)를 떼고 두는 형국이다. 장기 전력의 50%를 차지하는 두 말을 접어주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열강들과 경쟁한다는 것이다. 내수까지 얼어붙은 마당에 언제까지 ‘허세’를 부릴 수 있을지 보는 이들이 다 불안할 정도다.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돌파할 출구전략을 찾는 것이 급선무인데, 한국경제는 한달째 호흡기에 의지한 채 가까스로 목숨을 연명하는 모양새다. 앞으로 위기의 한국경제를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 반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벌써부터 내년 한국경제는 암흑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부정적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년에도 경제성장률 2%대를 벗어나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2015년부터 3년간 2%대 성장이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게 된다.

중심이 무너진 기재부는 당장 내년 경제정책방향 조차 오리무중이다. 지난 11개월간 아무것도 못하며 불신만 키운 현재 경제부총리가 정책 구상을 하는 것은 경제성장률 2%대 고착화를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고 내정자 신분의 부총리 후보자가 키와 실권을 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년에는 대선이라는 국가적 이슈도 있다.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이미 민심이 떠난 시장을 잡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아무리 시국이 어수선해도 경제는 1분1초라도 멈춰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하물며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기재부의 고위직들이 흔들려서는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답을 찾지 못한다.

가까스로 호흡기를 달고 있는 한국경제는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시기다. 누가 심폐소생술로 한국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호흡기를 때고 다시 달릴 한국경제를 바라는 국민의 소망을 기획재정부가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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