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연기를 시작하고 제 배우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 몰랐어요. 아마 많은 분들도 몰랐을 것같은데, 그래서 이번 로미오 역할이 더 반가와요.”
배우 박정민은 지난 14일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 북파크 이벤트홀에서 열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에 앞서 영화 ‘동주’에서 시인 윤동주의 친구인 송몽규를 열연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박정민은 영화 ‘파수꾼’ 등을 통해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안투라지’에 캐스팅되며 브라운관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박정민의 연기 데뷔는 연극 무대였다. 극단 차이무의 배우들을 만났던 것이 그의 연기 데뷔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번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출연은 그의 연기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셈이다.
박정민은 이번 출연에 대해 “영화와 드라마를 하는 중간에 1년, 2년마다 연극을 하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서 “연습실에서 항상 긴장하고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해이해진 정신을 다잡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영화, 연극, 뮤지컬, 발레 등으로 가장 많이 공연화된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각인된 기존 로미오와 차별점을 만드는 것이 박정민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했던 로미오와 책 속의 로미오같이 연약하고 고상하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같은 캐릭터를 최대한 현실감있게 표현해보려고 한다”면서 “나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로미오와 같은 사랑을 해봤다. 그래서 로미오를 더 현실적인 인간으로 만들고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말했다.
박정민과 호흡을 맞출 줄리엣 역에는 배우 문근영이 캐스팅됐다. 박정민은 “로미오를 일부러 독특하게 연기하려고 하진 않는데 분석하다 보니 나만의 스타일로 하는 것같다”면서 “문근영이 그런 분석을 잘 받아줘서 호흡이 잘 맞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박정민은 “올 한 해는 바쁘게 살았다. 그 와중에 들뜨기도 하고, 배우로서 아직 많이 부족한데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큰 걸 바랄 때도 있었다.”면서 “그런 부분들을 반성하게 됐다. 그래서 이번 연극을 하면서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 다짐도 하게 됐다.”고 말을 맺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극 한류를 이끄는 양정웅이 연출하고, 거기에 확신과 소통으로 빚어낸 무대예술의 대명사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의 의기가 투합한 작품이다. 배우로는 문근영, 박정민,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이현균, 양승리, 김성철 등이 출연한다.
오는 12월9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