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취임 후 9개월 간 자사주만 30만주 넘게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책임경영의지로 읽히는 동시에 SK네트웍스의 계열 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현재 147만5222주까지 확보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네트웍스 회장으로 오른 후 자사주 매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11만5000주, 6월 3만주, 10월 5만7772주, 이달 11만 주 등 11차례에 걸쳐 사들인 주식만 31만2772주다.
그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로 읽힌다.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회사 주가를 부양하고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다.
SK네트웍스 주가는 지난해 1월 주당 1만원을 웃돌았지만, 실적하락과 함께 현재 6000원대 중후반에 머물러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계열분리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관건은 지분율이다.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SK네트웍스 주식은 지분율은 0.59%로 지난 3월 18일 사내이사로 선임됐을 때보다 0.12%늘었다. 개인으로는 최대다.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SK(주)다. 39.12%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SK(주)에 비해 최 회장의 지분은 아직까지 낮지만 향후 차차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유 지분을 크게 늘리면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의 확실한 주인이 될 수 있다.
최 회장이 평소 SK네트웍스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던 점도 한몫 한다.
SK네트웍스는 1953년 부친인 담연(湛然) 최종건 창업주가 선경직물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회사로, SK그룹의 모태다.
최 회장이 지난 4월 SK네트웍스 명동사옥에 첫 출근하면서 "SK네트웍스는 그룹의 모체로 다시 반석 위에 올리겠다"고 한 것도 SK네트웍스의 주인이 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물론 계열분리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 회장이 자사주를 쪼개서 매입하는 게 실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다만 최 회장이 최근 동양매직 인수, 워커힐 면세점 재취득 행보 등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점은 긍정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그간 독자적인 경영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계열 분리를 추진할 가능성은 늘 제기됐던 문제다”며 “최 회장이 신사업 강화를 위한 M&A 추진 등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서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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