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집결 부산 촛불집회..."비, 추위도, 퇴진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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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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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5차 촛불집회에 부산 시민들이 약 10만 여명이 집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사진=이채열 기자]


"어른들 선거 똑 바로 하이소", "미안하다. 잘 찍을게"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전국적으로 사상 최대의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26일 부산의 촛불 집회 민심의 목소리는 비도, 추위도 그 열기를 누르지 못했다.

"어른들이 선거를 잘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 아입니까. 똑바로 하입시더"라는 한 여중생의 목소리는 빗 속에서 더 크고,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그래서일까. "미안하다"고 읊조리던 어른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나자 더 큰 횃불로 변해, 이날 "박근혜 퇴진" 집회는 최고조에 달했다.

26일, 부산의 촛불 집회는 지금 까지와는 달랐다. 4차까지는 서면의 태화 백화점 일대의 골목에서 집회가 이루어졌다면, 이번 5차 촛불집회는 서면교차로와 연결되는 중앙대로 5개 차로와 주변 도로에서 펼쳐져, 지난 집회와는 달리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집회 참석자들은 궂은 날씨 속에서 행사 시작 전부터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들고 '즉각 퇴진' '즉각 구속' '이게 나라냐' '하야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과 촛불을 들고 서면으로 집결했다.

오후 7시 30분 본행사에 앞서 청소년 30여 명이 시국대회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고, 노동당 정당연설회, 녹색당 시민참여행사, 서명운동, 밴드공연 등도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한 고등학교 3학년인 이모(19) 학생은 "매일 학교 다니면서, 이번에 수능 시험도 봤다. 그러나 정유라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 학생들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청소년들이 꿈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길" 바라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본 행사인 오후 7시30분터 진행된 집회는 김태춘과 조PD의 공연 등 문화행사로 이어지면서 열기를 끌어 올렸다. 비가 온 후 날씨는 제법 쌀쌀해졌지만, 참석한 시민들은 동요없이, 국민들의 바람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더불어 민주당 김영춘 국회의원은 "가랑비가 내리는 이시간, 부산 서면로터리에는 간선도로 한 방향과 이면도로들을 완전히 메운 10만 시민이 다시 모여 박근혜퇴진을 외치고 있다. 좀전에는 조pd가 퇴진송을 불렀다. 이건 시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면서, "시민들은 오래, 끈질기게 싸울것 같다. 그래서 박근혜씨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끌어내려야 한다는 고함소리보다 더 무서운 것이 민주주의를 노래하는 젊은 시민들의 이 떼창인 것 같다. 시대가 변했슴을 이 광장에서 다시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은 집에서 8시부터 시작된 '1분 소등'과 길에서 '1분 경적'에 시민들이 참여해 대통령 퇴진에 힘을 모으기도 했다.

집회 본행사를 마친, 9시께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서면 로타리에서 문현 로타리까지 약 4km를 행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안전 사고 없는 평화 행진을 이어 갔다.

집회에 참석한 직장인 김모씨(45.남)는 "(박 대통령)가기는 힘든 길이지만, 지금은 가야 할 길이다.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현실로 돌아와 국민들을 위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하야를 촉구했다.

한편, 26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영광도서 앞에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마련한 집회에서 보수단체 회원들도 태극기를 들고 '강제하야 반대' '헌법 수호'를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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