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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놓고 충돌 양상을 보이던 새누리당의 주류와 비주류가 이번에는 대통령의 퇴진 방법을 놓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시기는 '4월말'로 이견이 크게 없으나 비주류는 '대통령 스스로' 시한을 못박으라고 주장하고 주류는 국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맞서는 상태다. 게다가 비주류가 여야 협상 시한을 8일 밤으로 제시하며, 실패 시 탄핵을 택하기로 하면서 상황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자유토론을 통해 이 같은 견해들을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다만 별도로 결론을 내진 못했고, 비주류와 주류 모두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정계·사회 원로들의 제안이 (대통령의) 사임시기를 논의할 수 있는 충분한 준거가 될 수 있다"면서 내년 4월 대통령의 퇴진, 6월 조기 대선 일정을 공감하며 야당과 협상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4월 퇴진, 6월 대선 일정은 비주류에서도 공감하는 시나리오다. 이날 의총 전 비주류 의원들이 주축인 '비상시국회의'는 회동 직후 "대통령의 퇴진 시점은 4월말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이 밝혔다.
다만 비주류가 주류와 엇갈리는 부분은 대통령이 시한을 직접 언급해야 하느냐는 대목이다. 황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임기 단축만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면서 "대통령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스스로 자진사퇴 시한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국회가 거국중립내각 총리를 추천하면 대통령은 총리에게 국정을 맡기고 2선에 물러나있는 게 좋겠다"면서 "이런 협상을 여야가 8일밤까지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9일 탄핵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 국정 해법의 최종 수단을 탄핵으로 본 것이다. "탄핵 의결 정족수는 분명히 확보할 수 있다"며 탄핵에 찬성하는 비주류 의원들이 변심하고 있다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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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는 이 같은 비주류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정현 대표는 "사퇴시점을 지정하라는 것은 국회가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권한을) 다 넘겨줬으면 국회가 법률적 범위 내에서 방안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가 처리하지 못하면 '무기력 집단'으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담화를 '꼼수'라고 보는 것은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무시한 피해의식"이라고 비난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4월 30일 전제로 야당과 협상하는 게 맞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탄핵은 힘들고 분열만 가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콘클라베(교황 선출 추기경단 회의)' 방식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해 추인하면 현 지도부는 자동으로 물러날테니 오늘부로 비상시국회의도 해체하라"면서도 "탄핵에 들어가면 지도부 사퇴는 못한다, 탄핵에 들어가면 사퇴 로드맵을 모두 거둘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비대위원장 선출의 경우 친박계 인사와 비주류가 각 3명씩 모인 3+3, 6인 중진협의회에서 비주류가 추천하는 인사 3명 중 1명을 합의해 의원총회 추인을 받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들은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해 1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조 최고위원은 이날 "(비주류 추천인사는) 힘들 것"이라며 "초·재선 의원 수만 80명이 넘는데 의총에서 다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비대위원장을 뽑아야 한다"며 6인 중진협의회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 원내대표도 이날 YTN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탄핵안이 9일 표결에 돌입할 경우 가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본다"고 답했다.
야3당이 대통령 탄핵을 그대로 추진키로 하면서 여당으로서는 입지가 한층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그러나 비대위 선출부터 대통령 퇴진 방식과 탄핵까지 주류와 비주류가 계속 충돌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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