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홍하이(폭스콘)는 공장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근로자 수가 최근 11만명에서 5만명까지 줄었다. 반면, 차량 공유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하는 우버의 경우 운전기사 수가 2012년 4800명에서 2014년 16만명까지 급증하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지능정보사회가 도래하면 고용구조와 일자리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자동화로 단순·반복 업무는 수요가 감소하고 고부가가치 업무를 중심으로 고용구조가 재편된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최근 발표한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에서 총 노동시간 중 최대 49.7%가 자동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중 100% 자동화로 대체되는 직업은 전체 직업의 0.3%, 20% 이상이 대체되는 직업이 8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노동시간의 절반이 자동화된다는 것은 고용주 입장에서 둘이 하는 일을 한명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며 “지능정보사회에서 일자리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겠지만, 단순 업무 대신 창의적인 작업이 중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전문기업 맥킨지는 국내 414개 직종 중 섬유, 음식서비스, 운송, 경영, 회계 분야는 59% 이상 자동화되면서 관련 분야 종사자의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대신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등 지능정보 분야에서 약 80만명 규모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능정보사회가 가져 올 자동화의 영향으로 고용형태의 큰 변화가 예측됨에 따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
먼저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하는 새로운 근로기준법 마련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2020년까지 고용과 산재보험 적용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또 내년부터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고용서비스도 제공한다.
한해 동안 배출되는 국내 인공지능(AI) 전문가가 20~30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능정보사회를 앞두고 해결해야할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 산업전문인력양성사업을 통해 매년 3000명 규모의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 관련 석·박사급 인력을 공급하고, 지능정보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 혁신을 병행한다.
국내 초등학교 SW교육은 중국의 연간 70시간, 영국 180시간, 인도 240시간에 비해 현저히 낮은 17시간 수준이다. 글로벌 창의지수도 전 세계 133개국 중 31위에 머물러 있다.
이에 정부는 초·중등학교의 SW 및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 Mathmatics) 교육을 확대해 컴퓨터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고, STEAM 교육을 기반으로 컴퓨터 과학, 데이터 분석, SW 개발 등에 능통한 창의적인 지능정보영재 5만명을 양성한다.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지능정보영재 고등학교의 신설도 검토 중으로 내년부터 정책연구에 들어간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능정보사회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급변하는 고용형태를 대비한 노동시장 개혁과 창의인재 교육 확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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