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경기도 안성천에서 채취된 야생조류의 분변 시료를 정밀 검사한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최종 판명됐다"고 19일 밝혔다.
여러 AI 유형이 동시 발생해 AI 사태는 '역대 최악' 기록을 매일 갱신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두 가지 이상의 AI 유형이 동시에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5N8형 바이러스 유형은 제주도를 뺀 전국에서 맹위를 떨치는 H5N6형 바이러스와 달리 잠복기가 길어 발견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병원성이 약하지만, 이번 사태 다음으로 역대 최고 피해를 낸 2014~2015년에 창궐했던 AI 바이러스 역시 H5N8형이었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가 2014~2015년 잔존 중 검출된 것인지, 겨울 철새 도래로 새로 유입된 것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H5N6형의 전국 확산을 저지하는 데 사실상 실패한 상황에서 H5N8형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AI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등 강력 조치에도 H5N6형 확산 기세는 좀처럼 꺾이고 있지 않다.
19일 0시 신고 건수가 92건으로 늘어난 가운데 76건이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나머지 16건도 확진 가능성이 크다.
예방적 도살처분 후 시행된 검사에서 확진된 농가까지 포함하면 AI 발생 농가는 이미 200농가를 넘어섰다.
야생조류 확진 건수는 26건(H5N6형 25건, H5N8형 1건)이다. 발생지역으로 따지면 8개 시·도, 27개 시·군으로 퍼졌다.
한달 만에 1911만 마리에 육박하는 가금류가 도살 처분됐다. 닭은 1656만 마리, 오리는 178만 마리, 메추리 77만 마리 순이다. 일부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는 도살처분 작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가축방역심의위원회를 열고, 추가적인 방역방안을 세웠다"며 "긴급행동지침보다 강력한 살처분을 추진하고, 기동방역타격대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산란계는 농장과 집하장 출입통제를 철저하는 등 18개 항목을 중점 관리하고, 토종닭에 대해 전통시장 등 유통 재금지의 조치를 취했다"며 "방역 규정을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가축방역심의위원회에서는 H5N8형 AI가 발생하면 일정 방역대 내의 오리를 전부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AI 발생농가(전국 35곳) 반경 3km 방역대에 있는 산란계 농장은 20일부터 일주일간 계란 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의심되는 황새 폐사가 발생하면서 서울시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에서 지난 16일 황새 2마리가 폐사면서 국립환경과학원에 AI 검사를 의뢰했다.
아울러 폐사한 황새와 같은 칸에 사육 중인 황새와 아프리카저어새, 흑따오기, 원앙 등 4종 18수에 대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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