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및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4조원 넘게 끌어올린 초대형 증권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업계 양극화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결국 중소형 증권사들은 각자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로 승부수를 두겠다는 계획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대형IB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해외진출, 대체투자, 사모펀드 등을 통한 차별화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선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유안타증권은 유안타그룹의 아시아지역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된 만큼, 국내 스타트업의 중화권 진출도 적극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중화권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다양한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의 금융사와 업무협약을(MOU)를 맺은 바 있다.
또 유진자산운용의 펀드를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4500만 달러, 7200만 달러 규모로 일본에 판매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해외시장에서 펀드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엑세스바이오, 오가닉티코스메틱 등 해외기업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해외기업 상장주관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KTB투자증권은 대체투자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투자금융본부에 관련 팀을 이미 만들고 본격적으로 대체투자에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해 항공기 부문에서 2대를 파이낸싱(총 1억7200만 달러 규모) 하는데 성공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경쟁이 극심한 국내보다 해외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항공기 금융의 경우 포트폴리오 형태, 사모투자펀드 형태의 상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건설 및 운영상품도 만들 방침이다"고 전했다.
교보증권도 항공기, 신생 에너지 등 해외 대체투자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수익성 높은 투자처를 탐색 중이다. 특히 지난해 수익원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던 부동산금융 분야에서 지속적인 차환발행과 고수익 구조화 금융자문 딜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치고 다양한 금융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에 이어 증권사 중 두 번째로 전문사모집합투자로 등록한 신영증권은 가치투자를 기반으로 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장기 성장이 가능한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롱·롱숏 해외 사모펀드와 해외 적격운용사를 통한 해외 재간접펀드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토러스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도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로 등록하고 헤지펀드를 선보였다.
이미 특화된 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곳도 있다. IBK투자증권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코넥스 지정자문인,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등을 통해 자본시장 내 중소기업 지원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신기술투자조합을 바탕으로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코넥스, 기술특례, 스팩 등을 통한 조기 상장을 유도해 중소기업특화증권사로서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