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전히 난 18살로 세상을 바라본다"…'기타의 신' 제프 벡(Jeff Beck)의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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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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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 [사진=프라이빗 커브]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72)이 오는 1월 22일 내한공연을 앞두고 있다.

2014년 이후 3년 만에 세 번째 내한공연을 앞둔 제프 벡은 최근 ‘아주경제’와 나눈 이메일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열정적인 한국 팬들을 만날 생각에 매우 설렌다”며 “다시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프 벡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아시아 국가 중 첫 번째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한국 팬들의 ‘열정’에 있었다.

그는 “한국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또 투어 스케줄을 정하다보니 한국에서 시작하는 것이 스케줄에 가장 적합했다. 공연장에서 만났던 한국 관객의 열정적인 분위기는 정말 감명 깊었고 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다시 한국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설레고 기대된다”고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제프 벡의 이번 내한 공연은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그간 공연에 집중하느라 한국의 문화나 음식을 즐기지 못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전에 한국 왓을 때 공연장과 호텔 이외에는 별로 간 곳이 없다.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한국의 관객들이 무척 열정적이어서 신선하고 즐거웠다”며 “왠지 한국의 음식과 문화도 그런 모습과 닮아있지 않을까 하고 궁금하다”고 말했다.

제프 벡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발매한 새 앨범 ‘Loud Hailer(라우드 헤일러)’를 통해 여전히 강렬한 하드 록을 연주했다.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 [사진=프라이빗 커브]


그는 앨범에 대해 “‘LOUD HAILER’는 메가폰의 또 다른 영문 단어다. 내 마음과 생각을 거침없이 전달하고 싶다는 취지로 붙여진 앨범명이다”라며 “요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사건들에 대해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곡을 새로운 밴드 멤버들과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런 거친 반항 정신이 담긴 앨범은 현재 대한민국의 시국과 묘하게 맞닿아 있어 눈길을 끈다. 제프 벡은 “집회에 나가 큰 소리를 내는 도구를 사용해서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고, 이번엔 기타 리사이틀처럼 풀어내기보다는 합주자로서 참여해보고 싶었다”며 “물론 기라토만 이끌고 나가는 건 내게 큰 만족감을 가져다주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내가 진정으로 기타 연주자로서 가장 즐기는 ‘보컬을 동반하는 기타 연주’를 선보이고 싶었다. 이번 앨범은 내가 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의 부드러운 느낌의 곡들은 잔잔하게 흐름을 따라가고, 무거운 곡에서는 미친 듯이 연주하고, 보컬을 따라가는 모습은 마치 테니스 매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밴드 ‘더 야드버즈’로 데뷔한 뒤 솔로로 활동한지 지난 2016년 50주년을 맞이한 제프 벡. 그는 1970년대 재즈와 록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으며 2002년과 2004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록 연주상’을 받고 2009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먼저 50주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 그는 “시간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것 같다. 사실 ‘50년 전’에 데뷔했다고 하면 내 얘기인 줄 모른다. 왜냐면 내 머릿속에는 난 그저 음악밖에 모르는 18살짜리 풋내기니까”라고 웃었다. 이어 “항상 18살, 21살 때의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한다”고 덧붙이며 음악을 향한 그의 변함없는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했다.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 [사진=프라이빗 커브]


특히 제프 벡은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등과 함께 3대 기타리스트에 꼽힐 정도로 세계적인 실력을 자랑하며 ‘기타의 신’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제프 벡은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수식어다. 사실 히트곡이 하나 없지만 히트곡 없이도 이 업계에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있다는 건 절대 무시 못 할 일이기도 하다”며 “그리고 히트곡에 연연했다면 이미 오래전에 미쳐버렸을 수도 있다. 난 그저 기타와 음악에 대해서만 연구하고, 다음 기회가 오면 그 기회를 따를 뿐이다”라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50년이란 시간동안 녹슬지 않은 기타 실력에 대해서는 “항상 도전하고 실험하고 싶은 정신이 내 커리어에 생기와 원동력을 부여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제프 벡은 이번 앨범 ‘라우더 헤일러’에서 그룹 본즈의 보컬 로지 본즈, 기타리스트 카르멘 반덴버그와 함께 수록곡 전곡을 작곡했다. 이에 눈여겨 보는 후배 뮤지션을 꼽아달란 질문에도 주저없이 ‘본즈’를 택했다.

그는 “나와 함께 투어를 다니는 본즈라는 팀을 추천하고 싶다. 내가 눈여겨 본 만큼 나와 함께 ‘LOUD HAILER’에 참여했고 현재 함께 투어를 하고 있다”고 꼽았다. 이어 “밴드 멤버 카르멘과 우연히 퀸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의 생일 파티에서 만난 이후 그녀가 자신이 속한 밴드 본즈의 공연에 날 초대했는데, 굉장히 창의적인 사운드와 신선한 에너지에 크게 감명 받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기타 하나로 오랜 기간 전 세계 음악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제프 벡에게 기타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내가 살아 있는 의미다”라며 “평생 함께할 내 인생의 동반자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월 22일 내한 공연을 통해 기대하는 점에 대해 그는 “다시 한 번 열정적인 한국팬들의 모습을 볼 생각에 무척 설렌다”면서 “난 그저 기타와 음악에 대해서만 연구했고, 다음 기회가 오면 그 기회를 따를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며 거듭 강조했다.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 [사진=프라이빗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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