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2017년 새해를 맞아 잇따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일부 조직을 통폐합하면서 과거보다 몸집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효율성을 향상시키기겠다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기존 15개 그룹, 17개 본부, 72개 부서로 구성된 본점 조직을 14개 그룹, 12개 본부, 61개 부서로 축소했다. 또 미래금융사업본부의 모든 소속 부서를 미래금융사업부로 통합해 프로젝트 중심의 셀 조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개별 프로젝트에 따라 관련 인력이 모여 자연스럽게 많은 셀이 만들어지는 형태로 유연한 인력 운용이 가능해졌다.
KB금융지주는 지주·은행·증권의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의 의사결정 체계를 통합하는 형태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WM·CIB 부문에 대해 지주·은행·증권의 3사 겸직체제를 시행한다. 아울러 은행 WM그룹에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KB증권과 대칭 형태로 신설했다. 양사간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도진 은행장이 새롭게 취임한 IBK기업은행 역시 이달 중으로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김 행장은 지난달 28일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양적 성장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비용이나 조직 슬림화 등도 꼼꼼하게 따져서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높이는 이유는 올해 국내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역시 위기가 예상되고 있어 몸집을 가볍게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용절감 차원에서도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대규모 인력감축, 점포 통폐합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거대한 조직으로는 힘들다"면서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차원으로도 몸집 줄이기가 계속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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