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재계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 경영 화두로 ‘혁신’에 방점을 찍은 ‘새 시대로의 변화’를 제시한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재계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통해 새해 경영방침을 공개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특검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해를 넘어 계속되고 있고, 이들 결과에 따라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등 올 상반기까지 대내적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도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의 확장, 중국의 성장세 둔화, 금리 상승 압력 같은 악재가 이어져 올해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다.
총수들은 이러한 돌파할 승부수는 결국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새 가치의 창조라고 판단하고,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조직 분위기 쇄신에 역점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하고 새해 경영목표와 전략을 임직원이 공유한다. 삼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2014년 이후로는 그룹 차원의 신년 하례식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최순실 게이트 사태의 여파로 되도록 조용히 신년 행사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2017년도 어려운 환경이 예상된다. 혁신 또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고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노트7 발화사고, 특검 수사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임원에 선임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는다. 지난해의 경우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돌며 경영진 간담회를 하고 신년 경영 목표와 전략을 점검했으나 올해는 특검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이마저도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미 통상 12월 초에 하던 사장단·임원 인사도 무기한 연기하는 등 위기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 시무식 주재 안해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주재하던 그룹 시무식을 올해 열지 않고 2일 계열사별로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시무식을 연다. 현대차그룹이 정 회장 주제 시무식을 열지 않는 것은 2000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독립한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별로 자율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시무식 형식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었던 현대·자동차의 신년사에는 심기일전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관측됐다. 813만대로 내걸었던 지난해 판매목표 달성도 사실상 실패했다.
따라서 초심으로 돌아가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다시 판매량 증대에 나서자는 당부와 각오가 신년사에 담길 전망이다. 신년사 키워드로는 이 외에도 ‘미래 준비 철저·고객 신뢰 강화·책임 경영’ 등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SK, 최태원 회장 ‘혁신’ 재강조
SK그룹은 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하는 신년회를 연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변화와 혁신’에 중점을 둔 신년사를 발표하고 새해에도 그룹에 혁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SK그룹 확대경영회의’와 10월 ‘CEO 세미나’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왔다.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는 “현 경영 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느린)가 아니라 서든데스(갑작스러운 죽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변화의 절박함을 강조했으며, 세미나 행사에서는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 같은 위기의식과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최근 인사로 세대 교체된 임원들과 함께 혁신 의지를 다질 것으로 알려졌다.
◆LG·롯데그룹, “미래 성장기회 만들자”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변화·혁신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구 회장은 혁신과 변화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기회를 만들어 위기를 돌파할 것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임직원들에게 당부할 예정이다.
새해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불확실성 속에 또 다른 성장을 이루려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또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신년사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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