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탈당, 새누리당 인적청산 속도내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보수진영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6일까지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에게 대해 자진탈당을 사실상 요구한 이후 이 전 대표가 첫 탈당 주자로 나서면서 인적청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당직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는 오늘 당을 떠난다"면서 "직전 당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탈당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당의 화평을 기대하고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의 전격적인 탈당은 향후 새누리당의 인적 청산과 추가 탈당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청산에 반발해온 친박 핵심세력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다. 

김명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직자회의 직후 “이 전 대표의 탈당 결정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 결정은 국민 앞에 과거의 잘못을 책임지고 쇄신하려는 당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책임지는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청산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 이후 새누리당 내 친박계 핵심 의원들 사이에서는 ‘마녀사냥’식 축출 등을 거론하며 반발기류가 있었다.

그러나 인 비대위원장이 자진 탈당의 규모를 지켜보면서 오는 8일 자신의 거취까지 결단하겠다며 배수진을 치자 실제로 인적청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인 비대위원장은 3일 당무에 복귀한 후 본격적인 인적청산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자신의 탈당으로 인적청산 국면의 봉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친박계에서)인 비대위원장이 하시는 방법이 마치 인민재판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집어서 어떻게 해라 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서청원 전 대표도 정리가 되면 당을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 비대위원장께서 너무하신 거 아닌가하는 말이 있었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가칭 개혁보수신당은 세 확산을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주호영 보수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달 초까지 최대 10여명의 추가 탈당자들이 신당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오는 8일을 전후해 많으면 새누리당 의원 10명이 신당에 추가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신당에 같이 하겠다고 했던 5∼6분이 더 계시는데 지역 핵심당원을 만나 분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난 다음에 탈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