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의 변신과 함께 최근 태극기 집회 규모가 커지는 등 보수진영이 재집결하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에 고무돼 헌재의 탄핵 결정 대신 정치적 대타협을 제안하면서 탄핵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제7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 당명으로 ‘자유한국당’을 최종 추인했다. 지난 2012년 2월 이후 5년 만에 바뀌는 셈이다. 당명 개정과 동시에 당 로고도 '횃불'을 상징하는 붉은 색깔의 모양으로 변경했다.
이 밖에 강령과 당헌 개정을 통해 △당원소환제 도입 △윤리교육 강화 △대통령후보자 선출 특례규정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개정 강령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했던 '국민행복' 등의 용어를 빼고 '헌법 가치'와 '국가 안보'를 추가했다. 법령과 윤리강령 등을 위반하거나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해당행위를 한 당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소환제를 새로 만들었다.
당원과 당직자 등에 대해 윤리교육을 받아야 할 의무도 추가됐다. 이는 박 대통령 탄핵 소추로 인해 실추된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우리 당은 국민 앞에 모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계파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반성토론회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이어 “뼈를 깎는 변화를 실천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당헌·당규에 반영하는 역사적 자리가 바로 오늘이다”라며 “이 약속을 명문화해 적통 보수 정당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자유통일 대한민국을 우리가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지속되고 있는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지율이 급상승세를 보이자 탄핵정국을 주도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대통령 탄핵 대신 정치권에서 대타협으로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재등장한 것이다.
이른바 ‘질서있는 퇴진론’이라 불리는 이 제안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기 전 언급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3차례에 걸친 사과 담화에도 불구하고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시위 규모가 230만명까지 확산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4당 대표 및 원내대표 간 회의체인 '4+4 대연석회의'를 주최해 탄핵소추를 포함한 정국의 근본적 돌파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작년에 정치권 원로들이 '4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 6월 대선' 안을 제의했을 때부터 이런 정치해법이 절대적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에 앞서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국을 통합적으로 풀기 위한 정치권의 대결단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는 어떤 경우든 국가적, 국민적 불행이어서 정치적 해법이 먼저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바른정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만약 탄핵이 기각된다면 탄핵을 추진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총 사퇴함으로써 책임지는 정치를 구현하겠다"며 "반대로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탄핵에 반대한 새누리당 의원들도 책임 정치라는 차원에서 의원직을 총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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